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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12월 ‘빅스텝’ 유력...금리인상 중단엔 선 그어
금리인상 ‘가속페달’ 발떼나
CME 페드워치 “최종금리 5%하회” 전망
“금리인상 중단은 전혀 논의 대상 아니다”
“물가 상승폭이 목표치 2%의 4배 가까워”
실질소득 감소...임금이 물가 못 따라잡아
지난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의 슈퍼마켓에서 한 여성이 물건을 사기 위해 고르고 있다. [로이터]

40년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 중인 미국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당장 다음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5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 대신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으며 가속 페달에서 서서히 발을 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연준 내부에선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금리인하로 전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제약적 통화정책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12월 빅스텝 가능성 83%...최종 금리도 5% 하회할 것”=1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전날 56.8%에서 하루 만에 83%로 급등했다. 반면 5연속 자이언트 스텝 확률은 전날 43.2%에서 17%로 뚝 떨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월 물가 보고서가 연준의 다음달 0.5%포인트 금리인상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내년 중순으로 예상되는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전망치 역시 크게 낮아졌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6%에 육박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왔지만,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에는 최종 금리가 5%에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이어졌다.

앞서 미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7.7% 올라 전문가 전망치(7.9%)를 하회했다고 밝혔다.

10월 CPI가 전망치를 하회한 것을 넘어 내용적으로도 물가상승률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이 기대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전략가인 시마 샤는 NYT에 “CPI 전년 대비 상승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기 전인 지난 2월보다 낮다”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물가상승률 하락은 이미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 고위층 “물가 여전히 높아...금리인하 전환 없다”=미 연준 내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고위 인사들 역시도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을 환영하며 금리인상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나섰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충분히 제약적인 스탠스에 가까워지면서 금리인상의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적절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금리인하로 전환하는 등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한 하커 총재와 로건 총재 조차도 “인상 속도 둔화가 완화적인 정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물가정점론’에 환호하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고의 랠리를 펼쳤고, 월가 일각에선 조만간 금리인상을 중단하는 ‘피벗’ 예상까지도 나왔다.

다른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은 보다 더 강경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유럽경제금융센터 행사에서 “한 달치 데이터만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승리와 거리가 멀다”며 “금리인상 중단은 전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물가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너무 적게 긴축하는 것에서 오는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고,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낮아진 10월 CPI 조차 지난 여름 기록한 41년 만의 최고치에 불편할 정도로 가까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부가 이날 별도로 발표한 9월 실질평균소득이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2.8% 각각 떨어졌다는 사실도 연준의 피벗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탠다. 근로자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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