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공화당이 미 중간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당내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차기 대선에서 그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공개발언까지 나오고 있어 공화당 내 차기 대선 주자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윈섬 시어스 버지니아주 부지사는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권에 다시 도전한다면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어스 부지사는 “진정한 지도자는 자기가 언제 골칫거리가 되는지 알고 무대를 내려가야 할 때를 안다”며 “유권자들은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줬다. 나는 그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날 그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그(트럼프)는 선거에 출마하지는 않았지만, 선거에 개입하고 후보들을 지원했다”면서 “하지만 그가 지지한 이들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이 선거에서 더 잘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시어스 부지사의 공개 발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즉각 이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트럼프 측 대변인은 성명에서 “시어스는 지난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 힘 입어 선거에서 승리했다”면서 “그의 발은 그를 당선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공화당원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시어스 부지사의 발언은 현재 좁아질 대로 좁아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입지를 잘 보여준다. 공화당 팻 투미 상원의원은 자신의 정계 은퇴로 공석이 된 자리를 놓고 벌어진 대결에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책임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선거구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존 페터만 후보가 공화당의 메메트 오즈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했다.

투미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후보들을 대거 내세운 것과 (공화당의) 대패 사이에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이는 펜실베이니아에서만 문제가 되게 아니라 다른 주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

정치분석가인 토드 벨트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운 많은 후보가 패배했다”며 “이제 많은 공화당원이 그가 이런 후보들을 선택한다면 더는 당 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