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두 차례 현장 근처를 찾아 점검했다는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박 구청장 측은 해명 번복 이유에 대해 “참사 트라우마에 헷갈렸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전 이태원 일대를 순찰했다고 주장했지만 CCTV 확인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10일 박 구청장 측은 지난달 29일 저녁 행적과 동선에 대한 설명을 뒤집은 이유에 대해 “당시 경황이 없었고 참사 트라우마에 헷갈렸다”며 “평소 동선대로 귀가했다고 생각했고 한 번 더 거리로 나왔다는 건 부정확한 기억이었다”고 SBS에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에 기획된 거짓말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구청장 측은 참사 당일 경남 의령군을 방문했다가 귀갓길에 인근 거리를 두 차례 현장점검했다고 밝혔다. 이태원 중심 거리 인근인 퀴논거리 현장을 둘러본 뒤 별다른 문제가 없어 귀가했고, 귀가 이후 오후 9시30분께 한번 더 퀴논거리 일대를 살폈다고 밝혔다.

[SBS]

그러나 CCTV 분석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구청장 자택 인근 CCTV 화면에는 박 구청장이 오후 8시20분께 귀가한 뒤 밖으로 다시 나오는 장면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구청장 측은 퀴논거리가 아닌 앤틱가구거리 인근에서 내려 귀가했고, 귀가 이후 주민으로부터 사고 발생을 문자로 제보받기 전까지 집에 머물렀다고 말을 바꿨다. 밤 9시30분께 다시 퀴논거리에 나왔다는 해명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박 구청장 측은 “참사 당일 출장에서 돌아와 용산구청이 아닌 자택과 가까운 이태원 엔틱가구 거리에서 내려 곧장 귀가했다”며 “참사 현장 인근인 퀴논길을 둘러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구청장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돼 특수본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소속정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박 구청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