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MBC 기자들에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 동행 취재 전용기 탑승 불허’ 방침을 방송사측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MBC가 반발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10일 “대통령이 국민들이 내는 세금을 써가며 해외순방을 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실의 입장을 사실상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순방 전 특정 언론사 전용기 탑승을 거부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기자 여러분들도 그렇고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서는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주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3’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발리를 오는 11~16일 차례로 방문한다. 대통령실은 출국을 이틀 앞둔 9일 밤 MBC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MBC는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오던 것으로,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고 했다. 이에 MBC는 별도 입장을 내고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통상 대통령 해외 순방 시 공군 1호기인 전용기를 이용하며 출입기자단도 동승한다. 전용기를 비롯한 비용은 참여 언론사가 부담한다.

대통령실은 지난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MBC가 왜곡 보도했다며 MBC 측에 해당 보도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당시 MBC는 윤 대통령이 뉴욕의 한 국제회의장을 떠나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며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음성분석 결과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반박했고, ‘이 XX들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말한 사람(윤 대통령)이 아니라고 한다”며 부인했다. 강문규·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