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을 방문, 정순택 대주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9일 정순택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수습과 비극 극복, 국민 위로를 위한 조언을 구했다. 전날 불교계와 기독교계 원로들을 잇달아 만난데 이은 것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어제에 이어 오늘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이태원 사고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대전환을 이룰 지혜와 조언을 구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천주교 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만난 뒤 가톨릭대학교 주교관에서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너무 많은 생명이 손도 써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희생돼 여전히 황망할 따름”이라며 “2022년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러한 사고가 생길 수 있는지 마음이 먹먹해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주교는 “대통령께서 국민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여러 현장을 찾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 모습을 통해서 대통령의 진심이 국민에게 잘 전달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종로구 가톨릭대학교 주교관에서 염수정 추기경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이어서 염 추기경과 만난 자리에서는 “제가 국정을 맡고 나서 이런 일(이태원 참사)이 벌어져 참담하다”며 “축제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 부모님들의 심경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사랑이 있는 곳에 눈(目)이 있다는 말이 있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눈으로 보면 자식이 무엇을 원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며 “대통령께서 국민을 위해서 그런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가 늘 기도하겠다”고 했다.

김 수석은 이날 염 추기경의 해당 발언을 전하는 도중 울먹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지고 국민 위로 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 그리고 국민을 위로할 수 있는 방안을 국민통합위 차원에서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민의 상처를 보듬고 이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찾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가와 정부가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지켜주는 정치를 펼 수 있도록 국민통합위원회가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