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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에 갇힌 국정운영...“국민 눈높이 맞는 인사쇄신 급선무”
尹대통령 국정운영 성적표는
내각·참모, 검찰·서울법대 편중
‘윤석열표 국정운영 비전’ 흐릿
前정부 겨냥 사정정국에만 치중
“반복된 인사 실패가 원인” 지적
“인재풀 넓히고 시스템 정립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0일로 취임 6개월을 맞았지만, 국정운영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산시대’를 열고 매일 아침 출근길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정치초보’ 대통령의 새로운 행보는 국민적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여론조사 등 각종 지표로 나타난 6개월 후 민심은 냉랭하다.

윤 대통령의 취임 반년은 ‘위기의 연속’으로 요약된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경제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대형 참사, 안보위협까지 겹쳤다. 뚜렷한 ‘윤석열표 정책’과 성과도 눈에 띄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야심차게 주문한 ‘연금·노동·교육’ 개혁도 제자리걸음이다.

새 정부 출범 후 국민에 각인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비전보다 전임 정부의 실정을 향한 공세와 서해공무원 피격·탈북어민 강제북송 등을 고리로 한 ‘사정정국’이다. 그 와중에 불거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설화와 논란은 국민에 ‘대선 연장전’을 보는 듯한 피로감을 더했다. 실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지난 5월10일 취임 직후 52%(한국갤럽, 5월둘째주,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로 출발했지만, 취임 100일도 안돼 ‘반토막’ 난데 이어 여전히 30%선 전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정운영 위기의 기저에 ‘인사실패’가 깔려있다고 진단한다. 특정학교, 특정직군, 주변인물에 국한된 인재풀과 ‘쇄신 타이밍’을 놓친 것이 국정난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의 ‘인사 시계’는 ‘서울대 법대’를 중심으로 돈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쇄신 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혹평이 공공연할 정도다. 윤 대통령이 그간 수차례 연설에서 ‘자유’를 외쳤지만, 정작 국정운영 스타일은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인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검찰’과 ‘서울대 법대’다. 대통령실 참모진뿐만 아니라 내각 인사, 고위공무원 가운데 상당수가 검찰과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과거 이명박(MB). 박근혜 정부 시절의 ‘올드보이’들이 대거 중용되기도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인재풀이 없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며 “통합인사는 말할 필요도 없고 최소한의 탕평인사를 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제한적인 폭 내에서만 사람을 쓰다 보니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정수석을 없애고 인사검증 기능을 법무부로 이관하면서 다소 모호해진 인사시스템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역시 “과거에는 국정운영의 축이 청와대(현 대통령실)였다면, 현재는 ‘서울대 법대’ 출신 내각인사를 중심으로 한 ‘이너써클’에 무게가 실리고 대통령실은 단순 지원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며 한동훈 법무·이상민 행정안전·원희룡 국토·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박민식 보훈처장을 꼽았다. 그러면서 “서울대 법대 중심의 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야당과의 협치 뿐만 아니라 여권 통합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중요한 것은 ‘쇄신 타이밍’이란 지적도 있다.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를 계기로 인사 쇄신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최 원장은 “문제가 발생하거나 무능력이 드러난 인사의 경우 과감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심이다. 인사청문회가 아무리 두렵고 힘들더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면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참사 수습을 쇄신의 결정적인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용산경찰서장 등 국민 생각에 경질이 당연한 인사들을 넘어 국무총리까지 포함하는 파격적인 쇄신인사를 단행한다면 오히려 민심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 소장도 “향후 인사는 이너서클 해체를 통해 대통령실이 실질적인 참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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