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CP·ABCP도 매입”...은행, 자금난 소방수로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 내용
CP·ABCP·전단채·RP·MMF...
5대 은행, 지난달 16.7조 공급
취약차주 지원 국민부담 경감도
김주현 “은행 공적역할 남달라”

금리 급등과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은행권이 지원사격을 약속했다. 은행들은 제2금융권의 신용우려가 국가 경제의 뇌관으로 커지지 않도록 앞으로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도 매입해 단기자금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은행 “크레딧라인 유지 위해 협조” 은행채 발행도 최소화= 9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은행장들은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단기자금조달 시장 불안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채무보증에 나선 제2금융권의 연쇄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으로 회사채가 외면받는 이른바 ‘구축효과’를 막기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비상거시경제금융회가 열렸던 지난달 23일 이후 현재까지 은행채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비조치의견서도 발행해준만큼 연말까지 기존 발행계획도 대폭 줄일 예정이다.

여기에 CP, ABCP, 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월 한 달간 5대 은행들은 CP, ABCP, 전단채를 4조3000억원, MMF는 5조9000억원, 특은채와 여전채는 6조500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이 개별 회사의 이익만을 생각하다 보면 시장 전체가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은행들이 금융권에서 가장 넓고 깊게 보면서 다른 금융권과 협조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2금융권 신용위험, 당국 “은행, 공적 역할에 대한 공감도 남달라”= 당국도 은행들의 공적 역할을 강조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은행은 건전성이나 유동성 측면에서 안정적인데다 공적인 역할에 대한 이해도나 공감도도 남달라 제2금융권하고는 다르게 봐야한다”며 “시장 심리가 얼어붙은 것을 은행들이 CP, ABCP 매입 등을 통해 물꼬를 틀려고 하는 것에 대해 고맙게 여기고 있고, 단기금융시장 이슈를 조만간에 빨리 풀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비은행권의 신용도 우려는 커진 상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태로 사실상 전면 중단 사태에 처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시장에서 보험사, 여전사, 저축은행,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규모는 2018년 42조3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84조원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 부동산PF 유동화증권은 24조3000억원에서 40조원으로 64.6% 증가했다.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는 24조6000억원에서 62조8000억원으로 2.5배로 커졌다. 금융기관이 PF 관련 익스포저를 늘려온 만큼 최근 금융시장의 금리상승, 부동산침체로 인한 잠재 부실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설명이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