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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렵게 개발한 희귀의약품 해외로 나가는 까닭은?
국내 개발 희귀의약품들 잇따라 美서 지정
7년 판매독점권에 R&D비용 세제혜택 줘
“국내환자 위해 인센티브제·규제 개선 필요”

123rf 제공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희귀의약품이 잇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며 현지에 진출하고 있다. 미국에선 희귀의약품에 대한 시장독점권,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더 많이 부여한다. 이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까?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국내 개발 희귀의약품은 ▷지아이이노베이션 면역항암제 'GI-101'(메르켈 세포암) ▷메드팩토 '백토서팁'(골육종) ▷엠투엔 'PCLX-001'(급성골수성백혈병) ▷HLB 관계사 베리스모 CAR-T 치료제 'SynKIR-110'(중피종) ▷유틸렉스 'EU204'(NK·T세포림프종) ▷HLB테라퓨틱스 안구질환 치료제 'RGN-259'(NK·신경영양성각막염) ▷일동제약 계열사 아이디언스 표적항암제 '베나다파립'(위암 관련) 등이다.

앞서 한미약품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특발성 폐섬유증), 종근당 'CKD-510'(샤르코마리투스), 대웅제약 'DWN12088'(특발성 폐섬유증, 전신피부경화증) 등의 희귀의약품도 미국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이처럼 국내사들이 미국 시장을 선호하는 것은 희귀의약품 지원 혜택이 훨씬 많기 때문. 미국은 희귀의약품(Orphan Drug)에 대해 시판허가일로부터 7년간 판매독점권을 준다. 이 기간 복제약의 도전을 피하며 판매를 독점할 수 있다. R&D비용 세제혜택도 최대 50%까지 제공된다. 임상개발을 위한 보조금 및 프로토콜 설계를 자문해주고, 심사신청 시 수수료도 면제한다.

반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희귀의약품은 시장독점권이 4년이다. 심사신청 수수료 감면, 우선심사제도 적용 등의 혜택이 있지만 미국에 비해선 적은 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반적 혜택조건을 봐도 한국보다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인센티브가 더 많은다. 실제 시장 자체도 국내보다는 미국, 유럽이 휠씬 크기 때문에 개발사로서는 미국을 우선하게 되는 것”이라 말했다.

또 하나는 국내에서는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미국, 유럽에 비해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환자 수가 20만명 미만일 때, 유럽은 유병율이 1만명당 5명 미만일 때 희귀질환으로 지정한다. 반면 한국은 2만명 미만의 환자를 희귀질환으로 정의한다. 환자 수 자체가 적다보니 임상 대상자 모집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희귀의약품 환자는 만성질환, 암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1600억달러(231조원)에서 2026년 2800억달러(404조원)로, 연평균 12% 성장할 전망이다.

더구나 희귀의약품은 일반 신약에 비해 개발 성공률도 높다. 임상 1상부터 허가승인까지 성공률은 17%로, 비희귀의약품의 성공률(5.9%)에 비해 3배 가까이 높다. 임상비용도 2억4200만달러로, 4억8900만달러인 비희귀의약품의 절반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희귀의약품이 이처럼 해외로만 나가게 되면 국내 환자들은 저렴한 치료기회를 잃게 된다. 식약처 산하에 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있어 희귀질환자의 요청에 따라 희귀의약품을 공급받는다. 하지만 의약품을 받기 위한 공식적인 절차 등의 번거로움이 있다. 시장에 더 많은 희귀의약품이 공급되도록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의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개발은 제약사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시장도 커지고 있어 명분과 실리를 다 챙길 수 있는 사업”이라며 “제도 개편과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국내 개발 희귀의약품 현황〉

회사 적응증 약품/성분명 허가국

지아이이노베이션 메르켈세포암 GI-101 미국(FDA)

메드팩토 골육종 백토서팁 〃

엠투엔 골수성백혈병 PCLX-001 〃

베리스모 중피종 ynKIR-110 〃

유틸렉스 골수성백혈병 EU204 〃

HLB테라퓨틱스 신경영양성각막염 RGN-259 〃

아이디언스 위암 관련 베나다파립 〃

한미약품 특발성폐섬유증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 〃

종근당 샤르코마리투스 CKD-510 〃

대웅제약 특발성 폐섬유증 DWN12088 〃

*자료=2022년 10월, 각 업체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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