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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 때려치우고 신림동 나오길 잘했네” 371억원 잭팟 터진 ‘이분’
조정호 벤디스 대표[출처 페이스북]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직장인들 점심 고민, IT기술로 해결해주던 ‘이 회사’ 대박!”

서울 신림동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고시생이 고시를 포기하고 세운 스타트업으로 371억원 ‘잭팟’을 터뜨려 화제다. 모바일식권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의 조정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대기업 현대이지웰은 조 대표가 만든 식권대장의 미래를 보고 371억원의 거금을 투자해 대규모 지분을 인수했다. 최근 자금이 말라붙은 스타트업시장에서 이뤄진 성과라 더 주목받고 있다.

8일 벤디스와 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는 자신이 보유하던 지분의 50%를 현대이지웰에 매각했다. 조 대표가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던 벤디스의 최대주주는 현대이지웰이 됐다. 현대이지웰은 재무적 투자자(FI) 등 일반투자자 보유 지분 전량을 포함해 벤디스의 88.8%를 371억원에 인수했다.

벤디스의 주력 상품인 ‘식권대장’은 2014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모바일식권이다. 기업이 식권대장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식대포인트를 지급하면 임직원은 이 식권대장에 접속해 주변 여러 식당에서 식대포인트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식권대장은 직장인의 점심문화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래 기업이 직원에게 식대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종이식권을 제공하거나 식대장부 또는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나중에 영수증을 처리하는 번거로움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B2B(기업 간 기업) 사업모델과 편리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함으로써 불편함을 없앤 것이다.

식권대장이 제공하는 식사하기, 배달하기 서비스 화면 예시. [구글 앱마켓 캡처]

해당 서비스를 고안한 조 대표는 본래 신림동에서 고시 공부를 하던 ‘사법고시생’이었다. 한국외국어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3년 정도 고시촌에 머물던 조 대표는 친구가 건넨 아이폰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혁신적으로 탄생한 스마트폰을 보며 기술 발전속도를 실감한 조 대표는 공부하던 책을 헌 책방에 모두 팔아버린 뒤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 식권대장은 세 번째 창업이다.

조 대표는 과거 모교와 인터뷰에서 “기술의 발전은 이렇게 빠르고 세상의 변화속도는 무시무시한데 정작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는 고시촌 독서실에서 이미 나와 있는 판례를 외우고 있는 거였다”며 “뭔가 모르게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벤디스는 식권대장을 기점으로 점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 초에는 직장인 점심시간을 겨냥한 배달비 없는 배달 서비스 ‘배달대장’을 출시했다. 기업이 지불하는 별도 비용 없이 간단한 가입 절차만 거치면 소속된 임직원들이 배달대장을 이용할 수 있다. 식권대장 앱을 통해 오전 9시30분까지 음식을 주문하면 단 한 건의 주문이라도 배달비 없이 회사마다 정해진 거점으로 점심시간 직전 배달된다.

한편 벤디스는 지난 3분기까지 누적 거래액 7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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