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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억 이상’ 부자들, 비금융에 꽂히다…자선·교육 등 비금융 서비스 수요 늘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WM 비금융 서비스’ 보고서
초고액자산가 증가세 계속돼
글로벌WM, ‘비금융 서비스’ 주력
“한국, 글로벌WM에 비해 서비스 미흡”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최근 초고액자산가들이 빠르게 늘어나며,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한 WM(자산관리)사들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WM은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로 고객 확보에 나서는 추세다. 이에 국내 금융사들 또한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비금융 서비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WM 초고액자산가 타깃 비금융 서비스’ 보고서에서 “초고액자산가들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 비해, 국내 금융사들의 서비스는 제한적”이라며 “전통적 금융 서비스 외에 차별화된 비금융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초고액자산가 증가세 지속…“비금융 서비스로 대응해야”

실제 초고액자산가의 증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000만달러(한화 약 700억원) 이상의 금융 자산을 가진 초고액자산가는 총 26만4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약 21% 증가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내에서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자산가는 2020년 기준 약 7800명에 달해 2019년 대비 약 21% 늘었다.

초고액자산가는 일반 자산가 계층에 비해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 이에 해외 금융사들은 일찍부터 자산관리 사업의 핵심 고객으로 설정하고 금융 서비스 역량을 키워왔다.

그러나 초고액자산가들이 개인 운용사를 설립해 자산을 관리하는 경향이 커지자, 이들은 개인 운용사들이 쉽게 다루기 힘든 비금융 서비스 분야를 강화해 이에 대응했다.

글로벌 WM, 비금융 서비스에 주력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의 창구 모습.[연합]

글로벌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글로벌 WM사들의 주요 비금융 서비스는 크게 ▷가업·자산 승계 컨설팅 ▷자선·기부 컨설팅 ▷아트(미술품) 투자 조언 ▷후속세대 대상 서비스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자산가들의 가업과 재산 형태는 다양해지고 있다. 가업 승계 및 상속을 위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 세계 자산가 중 40%가량이 자산 이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다수의 WM사들이 현재 전담팀을 구성해 금융, 세무, 법률 등 사항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가업 및 자산 승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자선 사업과 기부 등 사회 활동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투자자들의 45%가 기부를 늘릴 계획으로, 심지어 단순 기부를 넘어 백신 투자 등 전략적 기부 방식을 모색하는 자산가들도 많아졌다.

이에 투자은행 BNP 파리바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자선 자문팀을 구성하고, 자산활동 계획 수립과 이행 등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그림 등 미술품, 그리고 고가 와인과 같은 럭셔리 제품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해당 분야의 비금융 서비스도 흥행하고 있다.

자산가들의 예술품 구입액의 중간값은 ▷2019년 7만2000달러 ▷2020년 12만6000달러 ▷2021년 27만4000달러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씨티금융그룹은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을 통해 고객에 미술품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미술품의 ▷취득 ▷관리 ▷판매 등 모든 과정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후속세대 교육 또한 초고액자산가의 관심 영역 중 하나다.

BNP 파리바는 자산가들의 자녀들이 서로 네트워킹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자 꾸준히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 후속세대를 차세대 고객으로 여기고, 전세계 각 지점의 환경에 맞춘 다양한 종류의 행사들을 개최해왔다.

“한국, 해외에 비해 서비스 범위 제한적”
서울 시내 한 거리에 시중은행 자동화입출금기기(ATM)들이 모여있다.[연합]

우리나라도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금융사가 기업 및 자산 승계 컨설팅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 비해 서비스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등은 초고액자산가 전용 점포와 특화 자산관리 브랜드를 내놓았다. 하지만 가업 및 자산 승계에 따른 법적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고, 해외와 같이 장기적인 접근은 아직 부족하다.

하나은행 등도 자녀 단체 만남 행사를 개최하는 등 네트워킹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지만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후속세대를 가업과 자산을 승계받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관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수진 자산관리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초고액자산가는 자산관리 분야에서 수익기여도가 높은 타깃”이라며 “비금융 서비스를 구비해 이들 고객을 적극 유치하고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속세대 교육 커리큘럼을 전문화하고, 창의적인 자선 기부 방식을 고안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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