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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화 광산 매몰’ 10일째 고립 2명 생존확인 아직…“국민 염원을”

3일 오전 경북 봉화 아연 광산 매몰 사고 현장에 투입된 군용 천공기가 시추 작업에 투입돼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발생한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지하 190m 수직갱도에 고립됐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4일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광산 매몰 사고로 광부 2명이 190m 땅속에 고립된 지 열흘째지만 아직 이들의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조 당국은 이날 고립 광부 2명의 생존반응 여부 확인 작업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당국은 고립 광부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 2곳 가운데 시추 작업을 하지 않았던 제1 수직갱도와 가까운 쪽에도 추가 천공 작업을 해 생존 반응을 확인할 계획이다.

구조 진입로 확보를 위해 막바지 30여m '암석 구간'에 광산구조대를 투입하고 있지만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와 소방 당국, 광산 업체 등에 따르면 이날 갱도 내 구조 진입로 확보에는 작업자 36명이 4개 조로 나뉘어 투입됐으나, 여건상 발파 작업을 할 수 없어 쇼벨(굴삭기)로 일일이 파내고 있다는 게 구조 당국의 설명이다.

광산 업체 관계자는 "암석으로 갱도를 막아둔 상태다"라며 "(언제 갱도 내 구출로를 다 뚫을 수 있을지) 날짜는 장담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전 고립된 작업자 2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 예정 지점' 일대에 천공기도 11대 투입했다. 11대 중 3대(3호공·4호공·6호공)는 전날 목표 지점인 지하 170m에 도달해 내시경과 음향탐지 장치로 갱도 내부를 확인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시추기 옆에서 굴삭기 작업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연합]

한편 열흘 째 진척 없는 구조는 가족들을 애끓게 하고 있다.

선산부(조장) 박씨(62)의 아내 이모(63) 씨는 사고 직후 구조 작업이 펼쳐진 폐갱도 옆 컨테이너에서 낮고 밤을 보냈다.

이씨의 손엔 남편의 지인이자 광부 출신인 성희직 시인이 사고 광산을 찾아 지난 1일 전해 준 시집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가 쥐어져 있다. 성씨는 사북 동원탄좌에서 남편 박씨와 함께 일하던 동료 10여 명과 함께 이씨를 찾아왔었다.

이씨는 "(시집에 수록된 시 중에서) '1980년 사북을 말하다'와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 3'을 계속 읽고 있다"며 "생각이 날 때마다 읽고 있는데 광부들의 이야기라 남편 생각도 나고, 위로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성 시인은 "아연 광산은 암석이 단단해서 붕괴 위험이 적다. 갇혔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생존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태원 참사로 모든 눈이 거기로 가 있는데, 살아있는 생명 2명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칠레 광부들의 무사 귀환처럼 기적의 생환이 가능한 만큼 국민의 희망과 염원이 필요하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전했다.

현재 매몰된 광산에는 광산업에만 20여 년 종사한 베테랑 조장 박씨와, 사고가 난 광산에 온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새내기 광부 박씨(56·보조작업자)가 고립돼 있다.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로 작업자 2명이 고립된 지 10일째인 4일 오전 가족들이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을 편지를 작성했다. [연합]

이날 고립된 작업자들의 가족들은 땅속 구조예정 지점'으로 연결된 천공 구멍을 통해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편지를 보냈다.

선산부 박 씨의 큰아들 박근형(42) 씨는 편지에서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시고,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견뎌주세요"라며 "아버지 사랑합니다.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라고 기원했다. 후산부(보조작업자) 박씨의 가족들도 "힘 잃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삼촌 사랑합니다", "오빠 조금만 더 힘내고. 기도하고 있어"라고 썼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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