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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IT공룡들, 불황 조짐에 해고 ‘칼바람’
고물가·고금리 실적 직격탄
리프트·스트라이프 10%대 줄여
아마존, 향후 3개월간 고용 동결
애플·MS·페북도 신규채용 최소화
업계, 과도한 팽창→생산성 집중

정보기술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고용시장의 한파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이른바 ‘빅테크’를 비롯해 유망 스타트업까지 잇따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다.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장 변화 등으로 기술업계가 가장 먼저 불황의 그늘로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향후 3개월간 고용을 동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달 소매 부문의 고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고용 동결은 사업 전 분야에 적용된다.

아마존은 부정적인 거시경제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베스 갈레티 인사담당 부사장은 회사 블로그 공지를 통해 “우리는 이례적인 거시경제 환경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를 감안해 고용과 투자의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Lyft)와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인 스트라이프(Stripe)는 대규모 인력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대형 기업들이 동시에 구조조정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기술업계 고용 시장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날 리프트는 전체 직원의 13%(65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트는 지난 7월에도 60명을 해고했다.

스트라이프는 직원 14%를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 해고 규모는 1100명이다. 패트릭 콜린슨 스트라이프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비용 상승, 높은 금리, 투자 예산 감소로 인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인력 동결과 감축 움직임은 최근 이들 기업 외에도 기술업계 전반에서 뚜렷하게 목격되고 있다. ‘FAANG’으로 대표되는 빅테크가 그 중심에 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는 지난 9월 창사 이래 첫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래 내년 말까지 직원 규모를 동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데이브 웨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채용이 급격하게 둔화하고, 내년까지 인원이 현재 수준으로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미 사업 곳곳에서 채용을 동결했다. 블룸버그는 애플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이들을 인용해 애플이 연구개발(R&D)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채용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구글을 소유하고 있는 알파벳은 지난 3분기 채용 규모가 기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향후 신규 채용이 최소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냅챗은 지난 8월 직원 20%를 해고했다.

스타트업계도 마찬가지다. 무료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핀테크 기업 차임(Chime)과 대체불가토큰(NFT) 개발업체 대퍼랩스(Dapper Labs)는 각각 직원의 12%, 22%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기술업계는 일제히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업계 전반에 ‘한파’가 불어닥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외신도 팬데믹 기간동안 유례없는 호황을 누려 온 기술업계가 3분기 일제히 실적 하락을 겪는 등 불황 국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거시경제 상황 변화와 함께 팬데믹 이후 수요 변화가 온라인 광고 시장 악화로 이어지면서 기술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으로는 기술업계의 구조조정 릴레이가 그간 과열된 업계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있다. 진 먼스터 룹베스트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이 시기를 적절한 규모를 갖출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팬데믹 동안 과도하게 팽창한 기업들이 이제는 생산성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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