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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다던 서울대캠퍼스 하세월...배곧신도시 집값 삭풍
한라비발디 84㎡ 8억→4.9억
빈 상가 많고 계약포기도 속출
“조정지역 해제” 탄원서 준비도
서울대 캠퍼스가 들어설 것을 기대하며 지난해 급상승했던 배곧신도시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사진은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 아파트단지. [헤럴드경제DB]

“기대했던 서울대 캠퍼스는 감감무소식에 조정대상지역까지 묶여있으니 집값이 결국 반토막이 나버렸죠.”(시흥시 배곧신도시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전국적으로 닥친 부동산 한파가 경기도 시흥에도 매섭게 불고 있다. 특히 서울대 캠퍼스가 들어설 것을 기대하며 지난해 급상승했던 배곧신도시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기자가 찾은 시흥시 배곧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매수자들은 계속해 낮은 가격을 찾고 실제 가격이 낮아지면 좀 더 내릴 수는 없는지 문의만 되풀이한다”며 “반면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등 세금 이슈가 있는 집주인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집을 팔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이처럼 급급매 들 위주로만 집이 거래되다 보니 거래량도 지난해 대비 크게 떨어졌다. 경기도부동산 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 시흥시 부동산 거래는 150건이다. 지난해 평균 636건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만 해도 시흥시는 경기도에서도 눈에 띄는 집값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아파트가 20.78% 상승하는 사이 시흥은 37.22% 올랐다.

하지만 올들어 가격이 급락하자 시흥에서도 배곧신도시의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시흥 구도심인 정왕동 건영2차 전용 59㎡는 지난해 7월 3억원에 최고가 거래된 것이 지난달 2억 5000만원으로 5000만원 하락한 값에 손바뀜됐다. 반면 배곧동 한라비발디캠퍼스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9월 8억원에 거래됐던 것이 올해 8월에는 4억 9500만원으로 3억원이 넘게 떨어졌다. 4억원대에 거래된 것은 재작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가격 하락세는 바다조망을 누리는 아파트들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고층 대부분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배곧C2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 84㎡도 지난해 9월 10억원에 손바뀜이 됐다가 지난달 5억 7000만원에 거래되며 40% 넘는 하락율을 보였다. 인근 부동산들에 따르면 바다조망을 찾는 문의는 꾸준히 많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까지는 매우 드물다고 전한다.

배곧신도시의 가격이 유독 가파른 급락세를 보이는 데는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염두에 두고 값이 크게 올랐지만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실망감에 하락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가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대 캠퍼스는 물론 서울대병원도 계속해 착공 소식이 미뤄지며 서울대 캠퍼스 부지 인근 상가들은 대부분이 비어있다. 시흥시는 최근 ‘배곧서울대병원’이 내년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아직 병원을 지을 시공사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대학 캠퍼스 조성을 염두에 두고 산 집주인들은 배신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 며 “시흥 부동산들이 모여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청하는 탄원서까지 받아놓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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