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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소방에 커피 무료” 이태원 빵집, 집단휴업인데 문 연 이유
[JTBC 뉴스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태원 참사' 추모를 위해 이태원 일대 상인들이 임시 휴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태원 일대의 한 빵집이 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둔 사연이 알려졌다. 참사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소방 공무원에게 무료 음료와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문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참사 현장에서 약 240m 떨어진 빵집 뚜레쥬르 이태원점은 경찰과 소방관, 구급대원에게 커피와 음료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가게 문 앞에는 '안타까운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을 애도하며 11월5일 애도기간까지 휴점합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이 쓰였다.

점주 오은희 씨는 2일 공개된 JTBC와의 인터뷰에서 "애도하는 마음에서 문을 닫은 건 맞지만, 소방관분들이나 경찰관분들이 어디 들어가서 잠깐 쉴 공간이 하나도 없지 않는가. 여기 와서 인터넷도 쓰고, 잠깐 커피라도 한 잔 드시고 가시라고(매장 문을 열었다)"라고 했다. 일식집을 운영하던 오 씨는 3년 전 이태원에서 이 가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국가 애도기간이 끝나는 오는 5일까지 소방, 경찰 등 공무원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누리꾼이 찬사를 보냈다. "대단하다", "업주분도 힘들텐데 감사한 일" 등의 반응이 나왔다.

[MBC PD수처 캡처]
[MBC PD수첩 캡처]

그런가 하면, 한 상인은 사고가 난 골목길에 제사상을 놓아둬 많은 이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난 1일 이태원 참사를 다룬 MBC PD수첩은 방송 마지막쯤 사고가 생긴 골목에 제사상을 차린 상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골목길의 한 상점에서 나온 중년 남성 A 씨는 쟁반에 초 2개와 국과 밥, 배와 감 등을 제사상으로 차려 나왔다. 골목 한가운데 돗자리를 편 A 씨는 제사상을 가지런히 올렸다. 신발을 벗고 절을 했다. 그는 흐느끼듯 어깨를 들썩였다.

골목을 통제하고 있던 경찰이 A 씨의 이 행동을 막았다. A 씨는 "이러시면 안 돼요. 이거는 봐줘야해"라고 했다. A 씨는 "여기는 현장이다. 현장이니까 애들에게 밥 한 끼는 먹여야 할 것 아니에요"라고 덧붙였다. 경찰이 A 씨가 둔 제사상을 치우려고 하자 그는 "끄러지 마세요. 저기(제사상)는 놔둬요. 손도 대지 마요"라고 했다. 경찰도 끝내 울먹였다. 경찰은 자리에 주저앉아 울부짖는 A 씨의 어깨를 다독이며 울었다.

영상을 본 누리꾼은 A 씨에 대해 "평소에도 친절하고 멋있었던 신발가게 사장님"이라며 "사건 당일 맨발이었던 이들에게 신발까지 나눠줬다"고 회상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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