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낙농진흥회가 우유 원유(原乳) 기본가격을 L(리터)당 49원씩 올리기로 했다.
올해의 경우 원유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L당 3원씩을 추가로 지급해 실질적으로는 L당 52원 인상하기로 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에서 999원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원윳값 조정은 통상 8월 이뤄지지만, 올해는 낙농제도 개편이 맞물리면서 낙농가와 유업계의 협상이 길어지게 됐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9월 16일에야 첫 이사회를 열었고 그 뒤 약 50일간 원유 가격 조정안과 낙농제도 개편의 세부 실행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에 따라 우유업체들은 10월 16일부터 연말까지 구매한 원유 대금은 인상된 가격으로 낙농가에 지급하게 된다.
이날 이전 구매분은 소급 적용된다. 원윳값 인상에 따라 식품업계의 재료값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보통 우유 소비자 가격은 원윳값 인상분의 10배가 적용되는데, 이에 따라 L당 2천700원대인 우유 소비자 가격이 3천원을 넘게 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해 가격을 달리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원유 가격이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뉘어 다르게 적용된다.
음용유의 경우 L당 996원으로 49원 오른 수준이 된다. 이는 이날 이사회에서 결정한 기본가격 인상분이 반영된 것이다. 올해 새로 적용되는 가격과 비교하면 오히려 L당 3원 적다.
가공유의 경우 L당 800원으로 음용유에 비해 더 낮은 가격이 적용된다.
농식품부는 내년에는 농가의 생산비와 시장상황을 함께 반영해 음용유용 원유가격을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껏 생산비가 상승하면 원유 기본가격을 생산비 상승폭의 90∼110% 범위에서 인상하도록 했으나, 앞으로는 원유 과잉생산이 심각한 경우에는 생산비가 상승하더라도 원유 기본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했다.
가공유 가격의 경우 국제경쟁가격과 유업체 지불액이 L당 150원 이상 차이가 날 경우 가격을 인하할 수 있게 해 국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산차(출산 횟수)를 늘리고 우유군 검정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또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 조건과 의결 조건을 모두 재석이사 과반수 참석·찬성으로 변경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낙농가, 유업계와 음용유·가공유 물량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