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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동규 이어 남욱도 이번달 석방 대선자금으로 힘 싣는 대장동 수사
진술 변화 감지...향후 수사 뇌관

대장동 수사가 대선자금 의혹으로 확대된 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진술 태도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이달 중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도 석방되면 대장동 수사는 더욱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남 변호사의 구속기간은 오는 22일 0시 만료된다. 지난해 11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다가 올해 1심 재판 단계 구속기간 6개월 만료를 앞두고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구속기간이 6개월 더 늘었다.

남 변호사의 석방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진술 태도 변화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민간 사업자였기 때문에 남 변호사의 진술은 향후 수사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배임 여부를 중심으로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대선자금 의혹으로 수사 범위를 넓힌 건 최근 태도를 바꾼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있어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억대 자금이 흘러갔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구속 수사 중이다. 지난달 구속만료로 석방된 유 전 본부장은 법정 밖에서도 대장동 사안 관련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남 변호사도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기존 진술 태도를 바꿔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뀐 분위기는 최근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지난주 재판에서 증인석에 앉은 정영학 회계사를 상대로 직접 질문을 던졌다. 먼저 남 변호사는 2015년 2월 내지 4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정 회계사와 셋이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그날 김씨가 나에게 ‘(사업 지분 중) 25%만 받고 빠져라. 본인도 12.5%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이 시장 측 지분이다’라고 해서 내가 반발하다가 수용한 것이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정 회계사가 이 질문에 “전혀 기억이 없다”고 답하긴 했지만, 남 변호사가 공개 법정에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측 지분’을 먼저 거론해 파장이 일었다.

남 변호사가 김 부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공여자로 지목돼 있지만, 법조계에선 검찰이 추가 구속을 시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증거를 없애려 하거나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장동 사건 초기 검찰은 유일하게 수사에 협조적이었던 정 회계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남 변호사는 지난 9월 위례신도시 사건으로도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이 구속만료로 풀려난 것처럼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위례신도시 사건 재판을 기존 대장동 사건 재판과 병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피고인이 일부 겹칠 뿐 시기와 적용 법조 등이 다른 사건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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