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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파출소 직원 “기동대 지원 요청했지만 거절당해…20명으론 역부족”
지난 10월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압사 사고 현장 골목 앞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태원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현직 직원이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며 감찰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한 윤희근 경찰청장의 발언과 관련해 "핼러윈을 대비해 용산경찰서에서 서울청에 기동대 경력(경찰병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된 것으로 안다"며 파출소 경력만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태원 파출소 직원 A씨는 지난 1일 오후 8시 51분 경찰 내부망에 '이태원 파출소 직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먼저 "몰려든 인파로 압사가 우려된다는 112신고는 매해 핼러윈과 지구촌축제, 크리스마스 시기마다 있었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접수된 압사 우려 112신고는 사고 발생지 골목길뿐만 아니라 이태원역 주변 일대 여러 곳에서 접수됐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79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당시 근무 중이던 약 20명의 이태원 파출소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고 밝혔다.

이어 112신고 11건 가운데 4건에 대해서만 출동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나머지 신고는 신고자에게 인파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귀가하라고 안내했기에 해당 내용으로 마감한 것"이라며 "용산서 교통직원들도 현장 곳곳에서 인파를 통제 중이었고, 파출소 직원들은 다른 여러 신고를 출동하는 중에도 틈틈이 시민들에게 해산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는 "해산시키는 인원보다 몰려드는 인원이 몇 배로 많았고, 안전사고 우려 신고 외 다른 신고도 처리해야 하기에 20명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

A씨는 특히 사고 당일 밤 9시 38분 112상황실장이 안전 우려로 이태원역에 무정차 통과를 전화로 요청했고, 핼러윈과 보름 앞서 열렸던 이태원 지구촌 축제를 대비하기 위해 기동력 경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모두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초 용산구청은 이태원 관광특구란 명목으로 일반음식점 춤 허용 조례를 통과시켰고, 이로 인해 일반음식점에서 클럽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춰도 단속할 수 없었다"며 관할 지자체의 대비가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A씨는 "사고 발생 후 영업을 종료하도록 협조 요청했으나 일부 업소는 '별거 아닌 일에 유난 떨지 마라' '손님들 안 보이냐' 등의 발언을 하며 협조를 거부하고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 통제를 방해했다"며 일부 지역 상인들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A씨는 윤 청장을 향해서도 "'112신고 대응이 미흡했다’'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어떤 점을 근거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그냥 '감찰 후 문제가 있으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 이런 발언만 할 수 없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과 몇 달 전 취임사에서 '일선 경찰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경찰 만능주의를 극복하겠다'는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느냐"고 쏘아붙였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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