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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공룡들에 횡재세 부과”...마음급한 바이든의 ‘승부수’
美 중간선거 일주일 앞으로
백악관 연설서 새로운 과세안 밝혀
높은 물가상승률 주원인 유가 ‘직격’
“석유업계, 러·우크라 전쟁으로 횡재”
영국·EU 등도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
바이든, 유세현장 방문대신 정책집중
오바마는 격전지 집중 유세에 총력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에너지 기업의 초과 이윤에 대한 새로운 과세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른바 ‘횡재세’검토를 공식화했다.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한 막바지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왼쪽부터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바이든 대통령,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EPA]

미국 중간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기업에 대한 ‘횡재세’를 검토하겠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높은 물가상승률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유가를 직접적으로 겨냥함으로써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석유 기업들이 초과 이익에 대해서 더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며 의회와 함께 새로운 과세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에너지 기업들이 거두고 있는 막대한 수익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횡재(windfall)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들이 이익을 유가를 낮추고 생산을 늘리기 위해 투자하지 않는다면 가산세를 포함해 추가적인 제한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석유 산업은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인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에너지 기업)은 행동할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꺼내든 ‘횡재세’는 올 들어 유럽 일부 국가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내놓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과 유사하다. 지난 5월 영국은 에너지 요금 급등에 대응해 석유와 가스업체에 25%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에너지 비용과 물가를 정면 겨냥하며 ‘승부수’를 띄웠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최우선 과제는 경제와 물가다”며 “높은 에너지 비용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중간선거에 대한 민주당의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업계는 횡재세 부과가 투자활동만 위축시킬 것이라며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크 소머스 미국 석유협회(API)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든 행정부는 물가상승의 책임을 업계에 전가하고 있다”면서 “그보다는 수급 불균형 해소에 집중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8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상원 승부가 박빙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유세현장 방문 대신 공식 행사와 정책 연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과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지역 민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후보들이 그에 대한 ‘러브콜’을 주저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이후 중간고사 최대 격전지인 애리조나와 네바다, 조지아를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임박할 수록 격전지 중심으로 유세 활동을 강화하며 표심 잡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주에도 1일 네바다주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 유세를 펼친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선거 전 마지막 토요일인 5일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에서 막판 지지유세를 할 계획이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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