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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CEI 급락에 은행 파생상품 이미 원금손실 진입
2년 전 대비 주가 반토막
녹인·노녹인 구분없이 손실 위험 경고등
3년 기다렸는데 반토막 쥐나…조기상환 언감생심
1년 내 H지수 반등 잡아야
급락 기회 삼아 투자매력은 ↑
[123RF]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홍콩H지수(HSCEI) 급락으로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상당수가 원금손실 위험에 처한 가운데 이를 판매한 시중 은행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20년 말~2021년 초부터 신탁 형태로 판매된 ELS가 원금손실 기준선에 이미 진입한데다, 낙폭 자체가 커 녹인·노녹인형 구분 없이 모두 손실 위험이 커진 상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판매된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신탁(ELT)가 올 하반기 들어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ELS는 상품 구조상 계약 당시 설정된 수준 밑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손실이 커진다. 문제는 기초자산으로 활용됐던 홍콩 H지수 주가가 지속적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2년 전 1만포인트 수준에서 움직이던 H지수는 2021년 8000포인트로 내려간 뒤, 최근 5000포인트까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및 긴축 정책으로 홍콩 증시가 타격을 받은데다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 등까지 중첩되며 투심이 악화된 탓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규모는 10조원이 넘는데, H지수가 50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 발생 상품 규모가 6조원대로 급증한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ELT 판매고가 가장 큰 국민은행이 원금손실 규모가 가장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국민은행은 타사와 달리 녹인형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수가 원금손실 기준선인 녹인 배리어를 터치하면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 향후 지수가 회복되어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일부는 이미 녹인을 터치해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간 상태"라며 "녹인 구간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품들도 매월 줄줄이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은 노녹인(No knock-in)형으로 판매가 상당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또한 안심할순 없다. 노녹인형의 경우 만기상환 전 원금손실 구간이 없긴 하지만, 마지막 조기상환 조건에 미달할 경우 손실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은행 PB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꼽히는 노녹인형이라 할지라도 만기시 가입시보다 65% 안팎이어야하는데, H지수 상황을 고려하면 녹인이냐 노녹인이냐가 전혀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ELS 특성상 정해진 조건에 따라 손실이나 수익이 확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판매사 입장에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LS 상품 만기가 통상 3년 안팎임을 고려하면,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다. 다만 최근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해봤을때, 1년 안에 H지수가 급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이미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됐고, 리커창 중국 총리가 퇴진을 앞두고 있다. 얼마전에는 중국이 돌연 GDP 발표를 연기하는 등 시장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꺾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이어지는 만큼 당장 투심이 회복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높다.

기존 투자자들은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지만, 지금 상황을 기회로 HSCEI 연계 ELS에 투자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시장에는 H지수 외에 유로스톡스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 10%까지 쿠폰을 주는 상품이 등장한 상태다.

한 시중은행 WM전문위원은 "당장 중국 증시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겠으나, 이미 투자심리가 바닥까지 간데다 주가도 이미 크게 떨어져있어 현 상황에서는 H지수 연계 ELS의 투자 매력도가 올라갔다"며 "실제로 최근 들어서는 H지수 연계 ELS 판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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