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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참사] “아이고 ○○야”…시신 본 유족들 통곡(종합)
이태원서 연락끊긴 가족 찾아 밤새 병원 헤매
서울·경기 지역 36개 병원에 시신 151구 분산 안치

3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국대병원에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핼러윈 희생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로 숨진 희생자 중 신원이 확인된 140명의 유족에게 사고 사실이 개별 통보되면서 유족들이 장례식장을 애끊는 심정으로 찾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장례식장에는 신원이 확인된 20대 여성 사망자 이모 씨의 가족 5명이 예비로 마련된 빈소 앞에 모여있다.

이곳에서 만난 A씨는 “친구 딸이 참변을 당해서 왔다”며 “시신이 안치만 됐고 장례 절차는 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이태원을 방문한 친구는 구조됐는데 친구 딸은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몇분 전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의 유족인 한 중년 여성은 가느다란 희망마저 끊겨버리자 “아이고 ○○야” 하며 자녀의 이름을 절망적으로 외치면서 장례식장에 들어왔다.

20대 여성 사망자 김모 씨의 동생도 병원을 찾아 김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3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국대병원에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핼러윈 희생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이날 오후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는 여전히 연락을 받지 못한 실종자 지인의 발길이 끊기지 않고 있다.

순천향대병원에서 만난 베트남 여성 B씨는 “베트남 유학생 2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대사관에서 도와주고 있는데 아직 찾았다는 연락을 받지 못해 병원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온 C씨도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는데 같이 여행 중이던 호주인 친구를 찾으러 왔다. 현장에서 친구의 시신을 봤지만 따라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C씨는 “호주인 친구의 호주에 있는 가족의 연락처를 알 수 없어서 연락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사망자 151명의 지문 채취를 통해 이날 오후 12시께까지 14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날 오전 순천향대병원을 찾은 D씨는 지인의 사망 소식에 현장으로 뛰어나왔다. 그는 “핼러윈 축제에 간 지인이 전날 밤 그의 엄마에게 전화하더니 ‘밀려서 넘어졌는데 숨을 못 쉬겠다’고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며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인의 동행자에게 사망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이태원역 1번 출구로 달려왔지만 경찰의 제지로 지인을 찾지 못했다. 현장 사망자들을 1차 이송한 원효로 생활체육관에도 가봤지만 허탕이었다.

체육관에서 출발한 앰뷸런스를 따라 무작정 순천향대병원으로 왔으나 역시 현장 통제에 걸렸다. 그는 “세 군데에서 다 못 들어가게 해서 지금까지 지인을 찾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순천향대병원을 찾은 한 실종자의 부모는 장례식장 통제선 앞에서 딸의 이름을 말하곤 경찰에게 “없다”는 답을 듣자 통곡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렇게 울면서 자녀를 찾아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사망자를 찾으러 온 남성 2명은 장례식장 앞에서 내내 오열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사망자와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사망자 151명은 일산동국대병원(20명), 평택제일장례식장(7명), 이대목동병원(7명), 성빈센트병원(7명), 강동경희대병원(6명), 보라매병원(6명), 삼육서울병원(6명), 성남중앙병원(6명), 순천향대병원(6명), 한림대성심병원(6명) 등 36개 병원에 분산 안치돼 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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