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형병원 소속 간호사가 이태원 참사 사상자들의 응급처치를 한 30일 새벽 상황을 담은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시내 한 대학 종합병원에서 근무 중인 남성 간호사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실려온 사상자들의 응급실 현장을 유튜브에 병원 브이로그 형식으로 올렸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면서 영상을 포함한 채널 전체는 30일 정오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게재됐던 유튜브 영상은 A씨가 동료의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모습으로 시작해 퇴근하는 시점에서 끝이 난다.

영상 초반 그는 “응급실에 심정지 환자가 다수 내원 예정이라는 동료의 연락을 받고 나왔다”며 “빨리 옷을 갈아입겠다”고 상황을 설명한다. 이어지는 영상 속 배경은 이내 병원 안으로 바뀐다. 영상 속 A씨는 “벌써 네 번째 심정지 환자가 도착했다” “살리지 못해 너무 아쉽다” 등의 발언을 했다. 해당 발언 들은 자막으로도 처리됐다.

서울 대형병원 소속 간호사가 이태원 참사 사상자들의 응급처치를 한 30일 새벽 상황을 담은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환자들이 밀려오는 상황에 영상 촬영이 말이 되냐” “말 못하는 사망자와 부상자라고 마음대로 찍어도 되냐”며 비판 목소리를 키웠다.

계속된 비판에 A씨는 해명글을 올리고 “애도를 해야 할 상황에 영상을 만들어 올려 죄송하다"며 "이 영상을 보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업무 중 (영상을) 편집한 게 아니고 손이 부족하다는 동료 연락을 받고 자의로 무페이로 3시간 동안 환자를 살린 뒤 퇴근한 다음에 편집했다”며 “환자가 있을 때는 영상을 찍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병원과는 상관없이 저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제작한 영상”이라며 “의료인으로서 최선을 다 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는데 의도와 다르게 비춰져서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서울 대형병원 소속 간호사가 이태원 참사 사상자들의 응급처치를 한 30일 새벽 상황을 담은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병원 응급실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논란이 된 사례는 더 있다. 지난 2020년에는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B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을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려 의료 윤리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B씨가 근무했던 대학병원은 그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직위 해제 결정하고, 의료 행위를 중지하도록 조치하는 등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한편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30일 오전 10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한 사상자는 총 233명으로 그 중 사망자는 151명, 부상자는 82명인이다. 사망자는 여성이 97명, 남성이 54명이었다. 피해자 대다수가 10대와 20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