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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국가애도기간인데…정명근 화성시에선 ‘꽹과리·장구치고·풍어제’ 축제 고조
전국 지자체 행사 잇달아 취소
속초시 29~30일 행사, 30일은 취소
화성시는 29~30일 3000명 참가 풍어제·글로벌데이 그대로 진행
정명근 화성시장만 따로국밥…4차원 행정 비난고조
정명근(가운데) 화성시장. [페북 캡처]

[헤럴드경제(수원·화성·속초)=박정규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애도기관이 선포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예정된 행사를 취소했지만 화성시만 행사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동연 지사도 도내 31개 시군 행사를 취소하거나 자제해 달라는 긴급 협조 요청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면서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가 지역 축제까지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수원시는 30일 오후 3시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예정이었던 연쇄 성폭행범 출소 예정에 따른 ‘시민안전을 위한 수원시민규탄 결의대회’를 바로 취소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관내에서 개최되는 축제와 행사를 전면 중단시켰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30일 “모든 행사는 전면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재난상황실 상시 근무자를 2명에서 10여명으로 확대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30일 시에서 열릴 예정인 관이나 민·관 합동 주관 형식 축제 등의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30일 오후 3시로 예정됐던 ‘2022년 갈곡 느티나무 문화제’, 31일의 ‘제33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2022 용인’의 폐막식과 보정동 카페거리의 핼러윈 축제 등이 취소됐다. 시는 11월 5일 24시(자정)까지 관내 읍면동 주민의 날 행사와 축제, 한마음체육대회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도록 조치했다.

이병선 강원 속초시장도 30일 오후 1시 이병선 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29~30일 진행 중이던 ‘갯배St 해피 할로윈’을 비롯해 30일 진행 예정이던 ‘속초 시립박물관 일요작은콘서트’ ‘2022 이야기가 있는 속초 콘서트’ 등 모든 축제성 행사를 취소하고 속초시립풍물단 제15회 정기연주회도 연기했다.

하지만 국가애도기간에 행사를 진행한 지자체도 있어 물의를 빚었다. 화성시는 풍어제와 글로벌데이를 국가애도기간에 진행했다. 화성시는 지구에 있는 도시가 아닌 화성 행성에 있는 도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따로국밥’ 행정을 보여줬다. 30일에도 궁평항 풍어제를 그대로 이어갔다. 29~30일 화성시 궁평항 일원에서 열린 ‘제9회 화성시 궁평항 풍어제’는 지역 어업인과 관광객 3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고 화성시는 밝혔다. 속초시도 29~30일 열리는 행사 중 30일 행사를 긴급 취소했지만 화성시는 30일에도 칠성거리와 질병·근심·액운을 걷어내는 영정거리, 작두거리, 뒷전거리 등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날 정명근 화성시장은 “화성시 궁평항 풍어제는 지역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며 주민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행사”라며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글로벌(팔탄면 한글학당 다문화팀 난타북) 공연.
글로벌(세계전통의상 퍼레이드) 공연.

이뿐만이 아니다. 화성시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후인 30일 오후 2시56분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냈다. 팔탄면에서 29일부터 30일까지 ‘또 하나의 재미 온세상 신명나게’라는 슬로건으로 지역 자생 특화축제인 ‘제5회 신명축제’와 세계다문화인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가는 ‘제1회 글로벌데이 축제’가 성대하게 진행됐다고 알렸다. 29일 신명축제는 팔탄면과 팔탄면주민자치회가 함께 주최했다. 신명축제는 29일 행사다. 팔탄면주민자치회, 향토민요보존회, 이장단협의회, 구장번영회 등 사회단체가 참여했다. 30일이 문제였다. 제1회 글로벌데이축제가 개최됐다. 글로벌데이축제는 지역 거주인구 40%를 차지하는 다문화인 축제다. 화려한 세계 전통의상 퍼레이드와 함께 시작돼 이주민가요제, 한국어발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성대하게 치러졌다는 보도자료를 낸 팔탄면장은 보도 직후 “외국인들을 돌려보낼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조촐하게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또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시장님은 자제를 요청했다”고 했다. 시장은 자제를 요청했으나 팔탄면은 진행했다는 ‘난센스’ 같은 해명을 내놨다. 사진을 보면 꽹과리와 장구 등 풍물놀이 축하공연을 펼친 것을 알 수 있다. 수백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30일 정 시장은 행사 취소를 하지 않고 다만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시에서 진행될 축제에 안전 취약점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관리해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전국 광역·지자체가 국가애도기간에 행사를 전면 올스톱시키는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실종 신고만 4000건이 넘는다. 국민애도기간에 “강행은 아니다”고 주장하는 화성시 행태가 옹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원에서 젊은이 수백명이 사망했는데 30일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고 보도자료를 낸 ‘정명근 화성시장 4차원 행정’에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화성시 팔탄면 보도자료.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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