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신소연의 와인산책]‘5대 샤또’ 로칠드家의 비법으로 만든 칠레와인…‘붉은 방패’ 에스쿠도 로호
칠레 수도 산티아고 남쪽에 위치한 마이포 밸리 소재 필립드로칠드 본사. [아영FBC 제공]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칠레는 포도 재배에 적합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칠레에 포도가 처음 재배된 시기는 1850년대. 정복자들과 함께 들어온 선교사들이 종교의식에 사용할 와인을 재배하려고 프랑스에서 고급 포도 종자를 도입하면서다. 이후 프랑스의 와인 전문가들이 칠레로 대거 이주하면서 칠레에서 와인 양조 기술이 발전했다.

프랑스 5대 샤또 ‘무똥 로쉴드’를 만드는 프랑스의 바롱 필립 드 로칠드 가문도 이때 칠레를 찾았다. 당시 로칠드는 지난 1981년 미국 나파 밸리의 로버트 몬다비와 합작해 보르도 스타일의 ‘오퍼스 원’을 성공시키며 신세계 와인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상황이었다. 로칠드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남쪽에 위치한 마이포 밸리에 자리를 잡았다. 해발 800~1200m의 해안과 인접한 이 지역은 밤에는 춥고 낮에는 뜨거울 정도로 일교차가 크다. 자갈 토양으로 배수도 잘돼 이 지역의 포도는 아로마와 타닌이 풍부하다.

에스쿠도 로호(Escudo Rojo)는 로칠드가 이곳에서 직접 포도를 생산한 후 가문의 양조 노하우로 빚어낸 와인이다. 덕분에 와인에서는 칠레 현지의 떼루아와 함께 보르도 스타일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와인 이름은 프랑스어인 로칠드(Rothschild, 붉은 방패)를 에스파냐어로 풀어 쓴 ‘에스쿠도 로호’로 명명했다. 병 라벨에는 로칠드가(家)의 화려한 가문 문장을 새겨넣었다.

에스쿠도 로호는 로칠드의 양조 기술이 적용되다 보니 단일 품종으로 만드는 다른 칠레 와인들과 달리 여러 포도를 블렌딩해서 만든다. 실제로 에스쿠도 로호에는 카베르네 소비뇽 44%, 카르메네르 39%, 시라 11%, 카베르네 프랑 2% 등이 들어가 적당한 산도와 바디감 그리고 칠레의 특징인 풍부한 타닌감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스테이크나 닭고기 등 서양 요리 뿐 아니라 등심구이, 양념갈비 등 한국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은 “블랙 베리류, 검은 자두, 제비꽃, 카시스, 으깬 허브향과 함께 신선하고 풍부한 산도와 타닌감의 적절한 밸런스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며 에스쿠로 로호에 동급 칠레 그란 레세르바에서 가장 높은 93점을 줬다. 황건휘 신세계 백화점 와인 MD(상품담당자)도 “산뜻한 산도와 우아한 탄닌의 밸런스가 조화로운 와인이며, 농축된 과일 아로마도 느낄 수 있어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에스쿠도 로호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은 바로 ‘버티컬 테이스팅(Vertical Tasting)’이다. 버티컬 테이스팅은 한 브랜드의 와인을 빈티지별로 마시며 비교해보는 테이스팅 방법이다. 에스쿠도 로호는 로칠드의 특급 양조기술로 만든 와인이다 보니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10년 전부터 최근까지의 에스쿠도 로호를 빈티지별로 비교해서 마셔보면 이 와인이 10년 후에 어떻게 변할지 예측해 볼 수 있다. 제임스 서클링도 “지금 당장 마시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4~5년 보관도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움말=아영FBC]

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