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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등 서비스 소비 확대, 경상수지 개선 더디게 해
IT경기 하강 및 주요국 성장둔화도 위험요소
단, 적자 지속 예단은 어려워

지난 7일 오전 사흘 간의 연휴를 앞두고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세계 주요국 경기 악화와 갈등으로 수출 여건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상이 회복되면서 여행 등 서비스 수요가 회복되면 경상수지 개선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봤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수출 부진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묶였던 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확대되면서, 경상수지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19일 '향후 수출 여건 점검 및 경상수지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나라 수출은 상반기까지 양호했던 증가세가 크게 축소되고 있는 반면,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향후 무역·경상수지 흐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경상수지는 수출 둔화세가 확대되고 운송과 여행 등 팬데믹 호조 요인이 약화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코로나 19 대유행 과정에서 서비스, 무통관수지 등의 호조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최근 무역적자가 지속되며 흑자 규모가 축소됐다. 한은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2020년 4월(40억2000만달러 적자) 이후 2년 4개월만에 최대 적자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일상 회복 과정에서 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를 축소시킬 것으로 봤다. 반면 비대면·재택근무 등으로 특수를 맞았던 재화 수요는 급감해 경상수지에 보탬이 됐던 운임 등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중국·EU(유럽연합)의 경기 위축도 수출과 경상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과 EU는 가파른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중국은 제로 코비드(코로나19 감염자 수 0명 목표) 정책과 부동산 부실 문제로 성장세가 약해지고 있다.

주욱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향후 1년간 미국·중국·EU의 성장률 가중 평균 전망치는 2.5%(블룸버그 전망치)로 금융위기 당시(1.9%)보다는 양호하지만 유럽 재정위기(2012년 2분기∼2013년 1분기) 등의 시기보다는 크게 낮을 전망"이라며 "과거 우리 수출은 이들 주요국 경제가 동반 부진할 경우 위축되는 모습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팬데믹, 미국과 중국 간 정치적 갈등 등에 따른 지역별 경제 분절화(fragmentation)와 글로벌 무역규제 심화도 우리나라 수출의 하방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비롯해 미국의 중국 기업 견제 영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주 과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에너지소비 효율화, 여행·콘텐츠 등 서비스업 경쟁력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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