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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처음으로 줄었다. 다만 기업대출은 한 달 새 9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9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중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축소되고 기타대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전월대비 1조2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1조원 이상 감소한 것은 올해 처음 있는 일이며 이같은 가계대출 감소는 9월 기준으로 봤을 때 관련 통계 집계 가장 큰 폭이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사이 9000억원(전세대출 6000억원) 늘며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주택거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집단 및 전세자금 대출 취급이 다소 줄어든 영향이다.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대출규제(차주단위 DSR 3단계) 지속 등에 영향받아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며 2조1000억원 줄었다. 기타대출의 이같은 감소는 9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치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이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동향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매매 관련 자금 수요 둔화에도 집단대출, 전세자금대출 취급이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하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대출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감소세와는 상반되게 은행권 기업 대출은 올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9조4000억원 늘며 관련 속보치 작성 이래 9월 기준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은(5.8조원 → 4.7조원)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및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지며 상당폭 증가했고, 대기업대출(2.9조원 → 4.7조원)은 회사채 시장 위축에 따른 기업의 대출 활용 지속 등으로 큰 폭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9월 기준으로 관련 속보치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한은은 "은행 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 등 계절적 감소 요인에도 대기업대출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헸다"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투자심리 위축 등에 따른 발행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6000억원 순상환 전환됐다.

9월중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세를 나타냈다. 8월 8조7000억에서 36조4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수시입출식예금 감소폭이 -3조3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줄고, 정기예금은 21조2000억원에서 32조5000억원으로 증가폭을 키웠다. 한은은 "은행의 규제비율(LCR) 제고를 위한 자금유치 노력,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자금 유입 등으로 높은 증가세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9월 한달 새 12조4000억원이나 감소 전환했다. 분기말 국고 여유자금 유출, 은행의 BIS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회수 등으로 MMF가 급감(-0.6조원 → -10.9조원)했고, 기타펀드(2.0조원 → 4.9조원)는 증가했으나 채권형펀드(0.8조원 → -2.3조원) 및 주식형펀드(-0.0조원 → -3.1조원)가 감소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