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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서 망할 줄 알았는데” 음원계 넷플릭스, ‘아이유’가 살렸다?
지난해 4월 스포티파이가 서울 강남 도산대로 빌딩 옥외광고를 통해 가수 아이유의 음원 서비스 소식을 알렸다. [트위터]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스포티파이 처음 나왔을 때 아이유랑 지코 노래 없어서 안 썼는데 다시 들을 수 있다고 해서 멜론에서 갈아탔어요”(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해외 공룡 플랫폼들이 올 들어 빠르게 이용자를 늘리면서 성장하고 있다. 반면 멜론을 비롯해 지니뮤직, 플로, 벅스 등 국내 업체들은 이용자 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걸어 비상이다.

11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9월 국내 이용자 수는 39만5800명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벅스(41만명)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음원 서비스 세계 최강자로 평가되는 스포티파이는 작년 2월부터 한국에 상륙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반에는 명성에 비해 이용자 수가 정체돼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소 월 1만900원의 요금도 부담요인으로 꼽혔다.

스포티파이가 지난 9월 국내에서 공개한 TV 광고. [유튜브 '스포티파이']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아이유, 임영웅, 지코 등 소위 ‘음원강자’로 꼽히는 인기가수들의 음원을 제공받지 못한 채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모기업 카카오는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이 자칫 카카오의 멜론을 위협할 수도 있는 만큼 양사 관계에 관심이 쏠렸다. 결국 지난해 3월 극적 타결로 스포티파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통하는 음원들을 확보하게 됐다.

한때 월간 이용자 수가 19만명까지 떨어졌던 스포티파이는 아이유 등 거대 팬덤을 보유한 가수들의 음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4월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스포티파이가 올 2월 국내 서비스 론칭 1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이 스트리밍한 가수 1위와 2위는 BTS와 아이유였다.

또 다른 해외 플랫폼인 유튜브뮤직 역시 성장세가 무섭다.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450원)를 가입하면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유튜브뮤직 월 이용자는 지난해 1월 280만명에서 올 9월 457만명으로 63% 증가했다.

스포티파이가 지난 9월 국내에서 공개한 TV 광고. [유튜브 '스포티파이']

주로 20~30대 이용자들이 국내 플랫폼은 서비스하지 않는 초고음질 음원이나 희귀 해외팝송 등을 듣기 위해 해외 플랫폼에 점차 눈 돌리고 있으면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멜론은 같은 기간 855만명에서 699만명으로 감소했다. 9월에 700만명 선마저 깨졌다. KT의 ‘지니뮤직’도 이 기간 452만명→335만명(-26%), SK텔레콤의 ‘플로’도 284만명→252만명(-11%)으로 일제히 줄었다.

구글의 ‘인앱(In-app)결제’ 강제로 국내 음원 플랫폼들이 잇달아 이용요금을 인상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 사업자들은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게 되면서 그만큼 이용료를 인상했다. 멜론이 지난 6월 10% 인상했으며 지니뮤직도 6% 올렸다.

지난 8월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주최한 ‘인앱결제 수수료 정산 이슈 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는 해외 플랫폼에 유리한 정산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사업자는 ‘총 매출액’을 기준으로 정산하고, 수수료 등 공제항목 없이 정산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수익을 배분하지만 해외 사업자는 ‘순 매출액’을 기준으로 정산하며 정산 시 각종 비용도 공제하고 있다” “역차별 문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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