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수주지원·그린수소등 모색
수교 60주년을 맞아 칠레를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베니테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도열병을 지나고 있다. 한 총리는 방문 기간 중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의 면담 등을 통해 광업 및 광물자원 공급망 협력, 농업과학기술연구 협력 등 양국 관계를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연합] |
한덕수 국무총리가 우리나라의 첫번째 자유무역협정(FTA) 파트너 국가인 칠레에서 한미 간 최대 경제 현안인 한국산 전기차 차별 조항이 포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칠레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 IRA에 포함된 전기차 보조금 조건을 충족하는 원산지로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며, 전략광물인 리튬과 몰리브덴 생산량이 세계 2위에 달하는 등 광물자원 부국이다.
한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중남미 주요 우방인 칠레 수도 산티아고 아르투로 메로노 베니테스 국제공항에 도착, 오는 12일까지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우리나라 정상급의 칠레 방문은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한 총리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 면담하고, 올해 수교 60주년인 양국의 관계를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지속가능한 광업 및 광물자원 공급망 협력, 농업과학기술연구협력, 민주적대화 등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특히 리튬·구리 등 전략광물이 풍부한 칠레와 공급망 협력을 통해 미 IRA 해결 돌파구를 모색한다. 미국 IRA 시행으로 배터리의 핵심광물에 대한 새로운 공급망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IRA는 일정 요건을 갖춘 전기차에 한해 중고차는 최대 4000달러(약 524만원), 신차는 최대 7500달러(약 983만원)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혜택을 받으려면 북미에서 조립한 차여야 하고 미국산 배터리 광물과 부품 비중 등 추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IRA의 미국산 규정에는 FTA를 맺은 20개국도 허용된다.
한 총리는 또 상·하원의장 조찬 간담회, 칠레의 영웅인 오히긴스 장군 동상 헌화, 동포·지상사 대표 초청 만찬 간담회, 남극기지 영상 통화 등 10개가량의 공식 일정을 진행한다.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ECLAC) 특별세션에도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ECLAC는 유엔 산하 5개 지역위원회 중 중남미와 카리브를 대표하는 지역경제위원회다.
아울러 산티아고-발파라이소 고속철도 건설(26억달러·한화 37조1500억원 가량) 등 우리 기업 인프라 수주지원을 비롯해 디지털 경제, 그린 수소, 방산 분야 협력방안도 모색한다.
우리나라는 칠레와 FTA를 2002년 처음 체결하고 2년 뒤 발효해 칠레에는 한국산 전자제품과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이 높다. 칠레엔 현재 60여 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활동 중이다. 특히 2004년 한·칠레 FTA 발표 이후 양국 간 교역이 약 2.8배로 확대됐지만 양국은 2016년 11월 개선 협상을 개시하고 이후 6차례 공식 협상을 진행한 상태다.
산티아고(칠레)=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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