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아바타싱어' 중 한 장면. [아바타싱어 유튜브 채널]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사람도 힘든데, 가상 가수가 되겠어?”
회당 10억원, 제작비 총 150억원이 투입된 ‘가상 가수’가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0%대로,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가상세계 프로그램 제작은 꾸준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다음달 버추얼(가상) 아이돌 서바이벌 예능을 선보인다. 모션 캡처 등 가상현실(VR)기술을 활용해 실감 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결합한 예능이 흥행 참패를 계속하고 있어, 성공은 미지수다. 단순히 가상세계와 결합하기보다는 퀄리티 높은 기술력과 완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오는 11월 28일 ‘소녀 리버스(RE:VERSE)’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녀 리버스’는 가상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예능이다. 현실 세계 걸그룹 멤버 30명이 ‘W’라는 가상세계의 아이돌 데뷔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친다는 콘셉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참가자들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가상의 아바타가 대신 무대에 선다. ‘소녀 리버스’에는 VR(가상현실), 모션 캡처기술 등 메타버스 관련기술이 총동원된다. 모션 캡처란, 몸과 얼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기록해 가상 캐릭터를 제작하는 기법이다. 현실 멤버가 보디슈트를 입고 춤을 추면 몸짓과 표정을 포착해 이를 가상 캐릭터를 통해 실시간 송출한다.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아 최종 데뷔 멤버로 선발되면 버추얼 아이돌그룹으로 신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가상세계, 서바이벌, 가상 아이돌이란 요소를 죄다 더했다. VR 관련기술이 활용될 만큼 제작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방영된 메타버스 예능은 최소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MBN 아바타싱어 유튜브 채널] |
카카오엔터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가상세계 접목 콘텐츠지만 우려도 상당하다. 이전 사례들 중 성공한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MBN에서 방영 중인 ‘아바타싱어’ 역시 실존 가수 대신 가상 캐릭터가 무대를 펼친다는 콘셉트다. 아바타싱어 제작비는 회당 10억원, 약 15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대한 제작비에도 시청률은 0.8%대에 머물러 ‘굴욕’을 맛보고 있다.
‘아바타싱어’ 시청자들은 다소 조잡한 가상 캐릭터가 몰입감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아바타를 통해 실제 가수를 맞추는 추리 예능인데, 아바타 제작 퀄리티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일부 누리꾼은 “20년전 사이버가수 아담이냐”며 냉철한 반응을 보였다.
‘소녀 리버스’ 본편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방영될 예정이다. 카카오TV에는 티저 영상 등 부가 콘텐츠만 업로드된다. 웹소설·웹툰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방영매체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버추얼 캐릭터에 대한 세계관, 가상세계 콘셉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만큼 이를 선호하는 타기층이 모여 있는 플랫폼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카카오TV 스튜디오 자체 제작으로, ‘퀸덤’을 제작한 조욱형CP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제작한 박진경CP가 총괄연출을 맡았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