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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의 도발’ 이어가는 北…‘잠행’ 김정은 쌍십절 행보 주목
달라진 北 미사일 도발 패턴
北,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어
항공유 부족에도 항공기 12대 시위비행
한미는 해상 연합기동훈련으로 맞대응
북한의 미사일 연쇄도발에 한국과 미국, 일본이 다양한 연합훈련으로 맞대응 하는 무력시위 대결이 거듭되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한미 군 당국이 북 도발 10시간 만에 F-15K와 F-16 전투기를 투입해 공격편대군 비행을 하는 모습이다(위쪽).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선포한 ‘핵무력 법제화’를 기념하는 우표를 6일 조선우표사를 통해 공개했다. [연합]

북한의 도발 패턴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연이어 발사한 데 이어 다수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우리 군이 설정한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출격시키는 시위비행을 펼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남겨둔 7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앞서 점진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북한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 등 군용기 12대는 6일 서울에서 북쪽으로 약 110여㎞ 떨어진 황해도 곡산에서 황주 쪽으로 비행하면서 1시간가량 공대지 사격훈련을 펼쳤다. 북한이 10여대의 군용기를 동원해 우리 군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내려와 편대비행과 사격훈련을 실시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만성적인 경제난 속 항공유를 비롯한 심각한 유류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이 시위비행에 나선 것 역시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같은 날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다. 2발의 SRBM은 비행거리와 고도, 속도 등 제원이 다르게 탐지돼 다른 종류의 SRBM을 섞어 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12일 사이에 SRBM과 IRBM 등 6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의 군사적 대응 수위도 올라가고 있다. 우리 군은 전날 북한 군용기의 시위비행에 F-15K 전투기 등 30여대를 즉각 출격시키는 압도적 대응에 나섰다. 또 한미는 7~8일 이틀 간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과 미 전력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 등이 참가한 가운데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방위능력 향상을 위한 해상 연합기동훈련을 실시했다. 한미는 전날에는 독도에서 약 185㎞ 떨어진 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까지 합류한 가운데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대응을 위한 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주 대잠수함전 훈련에 이어 2주 연속 한미일이 대북 억제력을 과시한 셈이다.

북한이 도발 패턴을 다양화하는 반면 관영매체를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하지 않는 등 ‘침묵의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IRBM 발사에 따라 미국이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레이건함의 한반도 회항을 비판한 외무성 공보문 외 공식 입장이나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의 침묵의 도발은 개발을 마친 무기체계를 전력화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전까지는 무기체계 개발 과정을 대내외 선전하면서 미국에 적대시 정책 포기를 촉구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검수와 양산 배치가 완성된 무기체계의 운용 능력을 과시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지난 3월 이후 무기체계 제원을 공개하지 않고, 보도를 안 하고 있다”며 “어느 시기, 어느 장소에서든 쏠 수 있을 정도의 전력화가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가 다양한 지점에서 다양한 비행거리와 고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응한 맞춤형 도발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홍 실장은 “북한이 먼저 도발하기보다는 상대방이 행동을 취하면 행동의 원점이나 관련된 지점을 타격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9일 정권수립 74주년 기념행사를 끝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일 중앙보고대회를 통해 공개석상에 다시 등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대원·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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