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 대기업 직장인 A씨는 최근 이직 플랫폼을 통해 연봉 8800만원을 받고 회사를 옮겼다. 처음 이직을 결정했을 때 우려와 달리 상당수의 제안을 받았다. A씨는 “요즘은 능력만 된다면 이직을 안 하는게 어리석은 일”라며 “가장 많은 연봉을 주는 곳을 골라 이직했다”고 말했다.
경력자 이직 시장 평균 연봉이 약 9000만원인 걸로 나타났다. 전국 직장인 평균의 3배다. IT 개발자 업종 연봉 상승이 전체 이직자 ‘몸값’ 상승을 이끌었다. 헤드헌터(인력 소개 전문업체) 시장, 이직 플랫폼 등이 활성화되며 ‘평생 직장’은 사라진지 오래다. 많은 직장인들의 자신의 역량에 따라 더 높은 연봉을 부르는 회사로 옮기고 있다.
29일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는 ‘리멤버’ 내 경력직 스카웃 제안 건수가 9월 기준 누적 3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최근 경력직 수시 채용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매달 평균 20만건의 스카웃 제안이 이뤄졌다.
스카웃 제안 연봉은 평균 ‘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 기준, 국내 직장인 평균 연봉 2808만원과 비교해 3배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일 인기가 많은 연차는 7년차였다. 전체 스카웃 제안 중 11%를 차지했다. 한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쌓은 시점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5~7년차가 ‘이직 적정기’로 불린다.
과거와 달리 다양화된 이직 스카웃 루트도 한몫했다. 최근 이직한 김 모(38) 씨는 “헤드헌터에게 메일이 오거나, ‘리멤버’ 등 이직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제안이 들어온다”며 “더 이상 이직이 터부시 되지 않다보니 회사에서 동기들끼리 이직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구직자가 ‘회사를 골라가는 시대’인 것이다.
실제로 리멤버 내 최다 스카웃 수신자는 기업으로부터 총 759건의 러브콜을 받았다. 리멤버 프로필 등록자가 받은 스카웃 제안 건수는 평균 10건이었다. 가장 많은 인재를 뽑은 기업은 리멤버를 통해 총 233명을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이직 시장이지만, 규모별·산업별 빈부격차도 크다. 중견기업 이상 인재에 대한 선호가 확연했다. 스카웃 제안 10건 중 6건은 대기업(36%) 및 중견기업(27%) 재직자 대상이었다. 스타트업 재직자 스카웃 제안은 11%에 불과했다. 인기 스카웃 직무 1위는 ‘소프트웨어 개발(24%)’이었다. 산업별로 보면 ‘IT/통신(26%)’, ‘금융(13%)’, ‘유통·판매(10%)’, ‘화학(7%)’ 등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