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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란은행, 국채매입 통해 금융시장 긴급 개입…트러스 정부는 ‘감세 강행’
BOE, 英 국채 100조원 규모 매입…양적긴축 연기
개입에 국채금리 급락, 파운드화는 약화
영국 런던에 자리 잡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리즈 트러스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발(發) 금융시장 대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긴급 대규모 국채 매입을 단행했다.

BOE는 28일(현지시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0월 14일까지 장기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는 23일 영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 계획을 발표한 후 파운드화(貨)가 한때 역대 최저로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2거래일 만에 1%포인트 넘게 급등한 데 따른 조처다.

BOE는 시장 변동성이 계속되면 영국 금융 안정성에 중대한 위험이 된다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들은 금리 급등으로 연기금이 지급불능에 빠질 우려가 제기되자 BOE가 급히 나섰다고 전했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금리 급변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줄줄이 중단한 상황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지는 “BOE가 국채를 하루 50억파운드씩 총 650억파운드(101조원) 어치를 매입한다”고 전했다.

반면, BOE는 금융위기 이후 사들인 국채를 다음 주부터 처분하려던 일정은 10월 말로 약 한 달 연기한다. BOE는 지난해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양적 긴축(QT·시중의 유동자금을 줄이는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BOE 발표 후 금리는 급격히 하락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5%가 넘으며 2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지만 바로 1%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는 하루 하락 폭 기준 역대 최대다. 파운드화의 미 달러화 대비 환율은 1.0560달러로 1.6% 내렸지만 도로 회복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금리가 바로 하락하는 등 당장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이는 단기 대책일 뿐이고 장기적으로 영국 정부의 신뢰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영국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감세 정책에 ‘유턴’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수당 내부에서까지 불거지고 있는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의 사임 요구 역시 일축 중이다.

재무부 앤드루 그리피스 부장관은 이날 정부의 감세 정책은 옳으며, 경제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BBC는 정부가 각 부처에 지출 효율화 지침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인 트러스 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리즈 트러스 총리가 영국 경제에 위험요인이라고 비판하고 감세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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