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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침체 우려 높아지자 천연가스도 ‘잠잠’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발(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타격을 받고 있다. 그간 활활 타오르던 천연가스도 마찬가지다. 다만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이 다가오는데다 단기에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여력이 마땅치 않아 천연가스 가격은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천연가스(헨리허브) 가격은 12.06% 급락해 단위(MMBtu)당 7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주요 원자재 가운데 단연 큰 폭의 하락으로, 같은 기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1.22% 떨어지는데 그쳤다.

불과 한 달 전 러시아아 독일까지 이어지는 노드스트림1의 정비를 이유로 천연가스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해 14년래 최고치를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원자재 가격은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조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천연가스도 예외일 수 없다.

그 가운데 특히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한 것은 지난 6월 프리포트LNG 수출항 화재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해당 수출항은 미국 전체 LNG수출의 20%를 담당하는 곳이다. 당초 3주면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0월에서 11월 말 등으로 점점 완전 재가동 예상 시기가 뒤로 미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재고 증가로 조정을 받는 반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공급부족 탓에 요동을 쳤다.

여기에 9~10월은 전형적인 비수기로 수요 둔화가 맞물린 것도 미국 천연가스 가격을 빠르게 하향 안정화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러시아산 가스 공급 불안은 여전하고 겨울철 난방 수요는 고정 변수다. 지난해 극심한 전력난을 겪은 유럽은 다음달까지 천연가스 재고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비록 미국 LNG수출항의 처리능력과 유럽의 수입항 수용능력은 단기에 대규모로 확충할 수 없어 미국과 유럽 간 천연가스 가격 양극화를 초래할 요인이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유럽은 확보된 고객이고 유럽에겐 미국이 거의 유일한 천연가스 공급자란 점에서 미국 천연가스 재고 감소와 이에 따른 가격 중장기 상승은 하나의 수순에 가깝다.

다행인건 천연가스 가격 불안정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란 것이다. 무엇보다 원유와 천연가스 의존도가 유럽과 다르다. 독일의 경우 원유와 천연가스 비중이 각각 34%와 26%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전체 에너지 수요 가운데 이 둘의 비중이 각각 39%, 19%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원유 의존도가 높다. 지난 한 주 사이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7.10%, 5.69% 떨어지는 등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천연가스 가격 불안정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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