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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인규의 현장에서] 바이오 투자, 옥석가리기 아직 필요
경기 침체, 증시 부진 상황에도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기대는 다른 산업에 비해 높다. 금리상승 기조로 인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는 하지만 그 와중에도 투자 순위를 꼽으라면 바이오가 그 첫 번째다.

실제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에 데뷔하는 알피바이오는 지난주 일반 청약에서 1500 대 1이 넘는 흥행을 보였다. 이어 10월에는 샤페론, 선바이오, 플라즈맵 등이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파로스아이바이오, 바이오노트도 올해 안에 IPO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각자 기술력, 연구·개발(R&D) 능력을 호소하며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에서 몇 곳이나 기대만큼의 투자유치에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설사 상장되더라도 공모가를 넘는 주가가 형성될지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신(新)3고라는 시장 여건도 있지만, 이는 그동안 많은 투자금이 바이오에 몰렸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명멸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올해 신규 상장된 바이오 기업 6곳의 주가는 대부분 공모가보다 낮은 상황이다. 특히 유니콘 특례 1호 상장으로 큰 기대를 받았던 보로노이는 공모가보다 20~30% 낮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신규 상장되는 바이오기업 수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지난 2018년 23개 기업이 새로 상장된 이후 2020년 24곳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듬해 2021년에는 16곳, 올해는 지금까지 6곳만 새로 증시에 데뷔했다.

기술특례 상장된 바이오벤처도 2020년 17곳에서 지난해 9곳, 올해 5곳으로 점점 줄고 있다. 벤처캐피털(VC)의 제약바이오에 대한 신규투자 비중은 지난해까지 20% 이상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16.9%까지 떨어졌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창업 후 투자를 받기 위해 많은 투자자와 벤처캐피털들을 만났다. 그런데 그들은 우리가 어떤 기술력을 갖고 있고, 어떤 작용기전의 신약을 개발할 수가 있느냐를 궁금해하지 않더라. 회사 창업에 어떤 유명 교수가 함께 했는지, 어떤 흥행요소가 있는지만 관심이 있었다”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많은 투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차별화된 기술력에 성장성을 가진 바이오벤처를 찾는 노력은 사라진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그럼에도 바이오에 대한 투자열기는 쉽게 식지 않는다. 잘 고른 기업 하나로 수십, 수백 배의 차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대상 중 바이오만한 게 아직 없는 까닭이다.

이런 열기만큼이나 ‘옥석 가리기’에 좀 더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 단순히 흥행요소에만 집착하지 말고 정말 이 기업이 가진 기술의 잠재력이 얼마인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지, 이 기술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 나름의 고민과 분석이 필요하다.

바이오 투자에 대한 섣부른 접근은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될 수 있는 위험은 상황이 최악인 지금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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