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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안 섬티아고① 산티아고 순례길 1/10..뿌듯함은 같다
섬티아고 순례길 출발점 제1성지 베드로의집, 해질녘 노을
제12 성지 가롯유다의 집은 종착점이지만 이곳 딴섬에 물이 가장 일찍 들어오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들르는 여행자들이 많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신안의 명품 여행은 세상의 기암괴석, ET바위, 코라콜라바위까지 모두 품은 홍도와 ‘자산어보’의 흑산도가 시작했다. 요즘 다시 거리에서 들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노래의 패러디 버전, ‘대한민국은 홍도보유국이다’라는 말도 나왔던 곳이다.

이어 ‘보라해’ 방탄소년단(BTS) 응원문구가 있는 퍼플섬 반월-박지도, 염생식물의 천국이자 태평염전의 장쾌함을 가진 증도, 살아있는 동백이 마을을 지키는 어르신들의 파마 머리가 된 암태도가 이어갔다. 모두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

신안의 다음번 세계적 명품(Glocal)의 주인공은 북에서 남으로 모빌 예술작품 처럼 걸려있는 ‘신추도-병풍도-대·소 기점도-북·남 소악도-딴섬’의 병풍리이다.

병풍리 5개 섬을 이어주는 노두길
병풍리 본섬 병풍도의 해질녘

주홍색 지붕으로 치장한 어촌들, 주홍색 가을 맨드라미로 유명한 증도면 병풍리엔 반나절 만 여행해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인문학을 가르치고 심신을 힐링시키며, 여행자를 성인군자로 만들어주는 ‘섬티아고 순례길’도 있다. ‘섬티아고’ 제3의 성지 ‘그리움의 집’엔 산티아고(세인트 야고보)도 있다.

스페인 북서쪽 갈리시아주 진입 지점, 예수의 성배가 있고, 한국인 순례자를 위한 한글 축복 기도문도 있는 세브리로 부터 종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까지 130㎞인데, 섬티아고 순례길은 왕복 13㎞라서 1/10이다.

섬티아고 순례길 제3의 성지 산티아고(세인트야고보)의 집 내부
섬티아고 순례길 제2지점 생각하는 집

최남단 제12 성지 딴섬 모래밭은 지대가 얕아, 물때에 다른 곳 보다 먼저 물이 드니, 썰물때를 이용해 대기점도 선착장에 있는 제1의 성지, 베드로 ‘건강의 집’을 본 다음, 제12 성지 가롯 유다 ‘지혜의 집’ 교회를 부리나케 먼저 들른 다음, 11→1성지 역순으로 왕복하는 것이 좋다. 제1~12성지 곧장 가는데 6㎞, 다시 거슬러 12성지 모두 들렀다 오면 7㎞이다.

대한민국 본토 ‘앞에’ 있는 섬’, 섬들이 바다를 누르는 형상이라는 뜻의 압해도 송공항에서, 우리는 ‘가을의 주인공’ 병풍도를 향해 출항한다.

송공항을 떠난 배는 바다 위에 7224m 길이로 놓여진 천사대교를 밑을 통과한다. 천사대교는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천사 같이 아름다운 신안의 상징이다.

천사대교

대기점도로 가는 동안 초란도, 당사도, 소번덕도, 꾸틀더섬, 똥섬, 대섬이 호위하고 나비섬 옆 소악도와 소기점도, 곡두도를 지난다.

한국의 올레길과 서로 교환구간을 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경우, 까미노들이 하루 20~25㎞를 걸으니 왕복 13㎞라면(갔던 길을 되돌아오므로 편도는 차로 이동해되 됨) 물 빠진 때, 여유있게 순례를 마치고 병풍리 본선 병풍도의 맨드라미 꽃동산까지 여행할 수 있다.

대-소 기점도는 초기 정착한 김씨 4형제가 물이 빠질 때 만나기로 한 ‘기점’이라,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처럼 형제들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썰물 때 육지가 되는 곳을 선택했기 때문인데, 나중에 주민들이 갯벌과는 도드라지게 길을 내었다. 바로 이 ‘노두길’이 병풍-대소 기점-소악-신추도 5개 섬을 연결한다. 만났던 형제들은 다시 물이 들 때 “바다가 육지라면”이라는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물이 들어와 노두길 위를 침노하고 있다.

12사도 성지 작은 교회들을 모두 둘러보는 섬티아고(신안섬 산티아고) 순례길 7㎞ 중 노두길이 2㎞를 차지한다. 병풍-대기점 사이 975m, 대-소 기점 연결 217m, 소기점-소악 연결 373m, 두 개의 소악도 연결 241m이고, 병풍-신추 210m를 합치면 1980m이다.

소악도 갯벌 위에 지어진 기쁨의 집
행복의 집

12사도 성지들 역시 하나하나 글로벌 예술가들이 만든 건축-조각-회화-아르누보 작품들이다. 산티아고를 뜻하는 세인트야고보의 집은 제3성지라서 스페인 순례를 다녀온 사람들은 오래 머문다. 〈계속〉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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