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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 협정 깨졌다”..여야 지도부 '정쟁'에 상임위 협치 '뒷전'
‘일 하는 법사위’ 의기투합 무색
당력 모으겠다던 여야 민생법안
지도부 눈치에 상임위 공전
당력은 문재인·김건희 정치 공세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최근 여야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위원들 사이에서 ‘신사 협정이 깨졌다’는 말이 나온다. 하반기 국회 상임위원회를 구성하며 여야 법사위원들은 그간 ‘정쟁의 최전선’이라는 오명을 받아온 법사위가 이제는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며 의기투합을 했다. 1000여개에 달하는 법사위 고유법안은 물론 다른 상임위를 통과해 올라온 타위법(다른 상임위 법안)을 처리하는데 초당적으로 협력하자는 뜻에서 이른바 ‘신사 협정’을 맺은 것이다.

타위법을 심사할 때 소관 상임위의 의결을 존중해 법리적 모순만을 살피는 ‘체계(體系)·자구(字句) 심사’에 집중하고, 공식 회의에서 타당 의원의 발언에 끼어들기를 자제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법(김건희 특검법)'이 발의되면서 여야 법사위원들 간 협치는 '없던 일'이 되는 중이다.

한 법사위원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번 정기국회를 시작하면서 법사위가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데 여야 위원들이 뜻을 모으고 서로 약속을 한 것들도 있었다”며 “최근 이런 약속들이 하나둘 어긋나면서 결국 ‘신사 협정이 깨졌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주호영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나 나란히 민생을 외치며 입법과제에 협력하는 분위기를 보여줬지만 당장의 정국은 협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국민의힘 전직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가 얼굴을 보며 환담을 나눴지만 현실은 여야의 대립이 팽팽한 상황”이라고 했고, 한 민주당 전직 의원은 “지금 정치권 상황에서 협치는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야가 당력을 모으겠다고 공언했던 민생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당 대표가 취임하며 22대 민생법안 선정했던 민주당은 최근 기초연금확대법·노란봉투법·양곡관리법 등을 정기국회 중점 7대 입법과제로 추렸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이번 정기국회의 키워드를 '약자·민생·미래'로 제시하며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와 관련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반도체 산업 지원 목적의 국가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을 '100대 입법 과제'를 발표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여야 지도부가 강대 강으로 대치하는 국면인데 상임위 차원에서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가 실제 당력을 모으는 곳은 '정치적 공세'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 등을 규명할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고, 김검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해 법사위 상정을 시도 중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서해 공무원 피살·탈북어민 북송 등 사건을 추궁하겠다는 '맞불 카드'를 내놨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전날 주호영 원내대표의 예방에 "민생경제법안 등을 진행하면서 과거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극한상황이 되면 (국회가) 마비된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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