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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긴축쇼크’ 환율 1400원 돌파…주가급락, 금리급등
달러인덱스 20년래 최고 도달
원화값 13년 6개월만에 최고치
국고채 3년 장중 4.035%까지
침체신호…장·단기 금리역전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강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시작되는 등 한국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상승한 1398.0원에 개장한 이후 곧바로 1400원대를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환율 급등세가 오전 내내 계속 이어지면서 1410원선도 위협하고 있다.

채권시장도 ‘금리 발작’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단기물 지표금리인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장중 4.035%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2011년 2월 이후 11년 7개월여만에 4%를 넘어섰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장중 3.976%까지 올랐지만, 단기물 금리가 더욱 가파른 급등세를 보이면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 구간에 진입했다. 통상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국내 증시에도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51포인트(1.17%) 내린 2319.70으로 개장한 이후 2310선 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1을 돌파하면서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 강화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강달러 선호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0% 떨어진 3만183.78를 기록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71%, 1.79%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긴축 쇼크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 자체의 매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침체 위험이 커질수록 장기금리 상승도 쉽지 않아 코스피의 전저점 테스트 가능성이 높지만 점차 하락 폭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매파적이었지만 금융시장에 선반영된 수준”이라며 “연준이 기조 전환(피봇)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지만, 시장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 증시 충격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대응도 주목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원/달러 환율 흐름과 관련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연기금 등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 애로 해소 등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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