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서울시의원 ‘신당역’ 실언, 경찰 수사 착수
이상훈 서울시의원이 16일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에 대해 실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훈 서울시의원이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시당은 전날 윤리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정 질문을 하던 중 서울시와 각종 사업소 등에서 민원 응대를 하는 직원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신당역 사건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여러가지 폭력적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며 "(가해자는)31살 청년이다. 서울시민이고 서울교통공사에 들어가려면 나름대로 열심히 사회 생활과 취업 준비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의 심정이 어떻겠는가"라며 "다음 주 아들이 군에 입대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볼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아하는데 안받아줘” 신당역 실언 시의원, 당원자격정지 6개월
21일 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이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경찰은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한 전주환을 검찰로 송치했다. [연합]
“좋아하는데 안받아줘” 신당역 실언 시의원, 당원자격정지 6개월
21일 신당역 살해 피의자 전주환이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경찰은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한 전주환을 검찰로 송치했다. [연합]

이 의원의 발언은 즉각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이후 "신당역 사건은 절대 발생하면 안 될 사건이었다"며 "경솔한 발언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 의원의 발언 이후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의원에 대한)강력한 징계를 요구한다"며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까 폭력적인 대응을 한 것 같다'고 했는데, 내가 살려면 죽을 만큼 싫어도 받아줘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박지현 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성 혐오 발언이 명확하다"며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재빠르게 제명 처리를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엄중 문책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