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가 검은 베일이 달린 모자를 착용한 것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빚어졌다.
김 여사는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검은색 정장을 입고 조문외교 패션을 선보였다. 특히 김 여사가 머리에 쓴 검은 망사 베일이 둘러진 모자 ‘패시네이터’가 눈에 띄었다. ‘패시네이터’는 영국 등 유럽의 공식 석상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며, 특히 로열패밀리로 불리는 왕실 여성들이 많이 착용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20일 ‘현재 대통령 영부인 장례식장 의상이 문제 제기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패시네이터’가 왕가 인사나 남편을 잃은 당사자만 쓰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하며 김 여사의 의상에 문제를 제기했다.
글쓴이는 “검은 베일 모자는 과부가 아닌 이상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카밀라 왕비와 캐서린 왕세자비의 검은 베일에 대해서는 “직계가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글쓴이는 “저런 모자를 모닝 베일(mourning veil)이라고 부르는데, 상중임을 알리려고 쓰는 게 유래고 요즘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얼굴을 가리려고 혹은 과부임을 알리려고 쓴다”고 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서도 베일 달린 모자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김건희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를 따라하려고 검은색 면사포를 썼다”며 “이것은 큰 결례다. 여왕의 유족인 왕족들만 면사포를 쓰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글들에는 “조문객이 상주의 상복을 입은 격”, “저거 쓰고 싶어서 영국 갔을지도”, “빨리 과부되고 싶은가 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이날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여성들 중 ‘패시네이터’를 착용한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여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부인 미셸리 여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 여사 등도 베일이 달린 모자를 썼다.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들도 여왕의 장례식과 여성들이 착용한 검은 베일을 언급했다.
폭스뉴스는 앞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에서 여성 문상객들이 착용할 것으로 보이는 검은 베일, 그 이유는 이렇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왕실의 유족이 장례식에서 베일을 쓰는 것이 오랜 전통인 것은 맞지만, 왕족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1982년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비 장례식 때도 왕족 뿐만 아니라 다수의 여성이 검은색 베일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