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 피의자 전주환. [SBS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신당역 살인사건'과 관련해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엄정한 법 집행과 제도적 보완이다. 비극을 남녀갈등 소재로 동원하는 일은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했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우리 사회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천인공노할 범죄자가 있고, 그 피해자 역시 남녀가 될 수 있다"며 "단지 패하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여성혐오라고 규정하는 일은 현상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전주 원룸 살인사건을 보라. 30대 여성이 과거 내연남을 7개월간 스토킹하다가 흉기로 30여차례 찔러 죽였다"며 "계곡 살인사건은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우리는 이를 '남혐(남성혐오) 범죄'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은 서울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전주환(31)의 신상정보를 19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전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권 의원은 다만 "만약 신당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라고 믿는다면 그 비난은 여성가족부가 아닌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야 마땅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변호사 시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변호했다"며 "사건 당시 피고인은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이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로 여성과 그의 딸에게 농약을 들이밀어 음독을 강요했다. 딸들이 보는 앞에서 여성 복부를 8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현재 15년형을 받고 지난 8월 출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재명 변호사는 피고인이 심신미약이었다고 변호했고, 지난 대선 때는 '데이트 폭력 사건'으로 규정해 파장을 축소했다"며 "민주당은 이런 사람을 압도적 지지를 보내 당 대표로 선출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

권 의원은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N번방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했다"며 "당시 '디지털 성범죄' 판례도 제대로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형량을 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고 했다.

나아가 "신당역 살인사건 같은 비극이 정치적으로 오독되면 안 된다"며 "당파적으로 오조준돼도 안 된다. 정치적 이해관계라는 저울 위에 비극의 무게를 달지 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