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기능강국이다. 장애 기능 분야도 마찬가지로 각종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전국 5개 권역에 자리 잡은 기숙형 장애인 전용 공공 직업훈련기관인 직업능력개발원과 산업사회구조 및 사업체 직무에 맞는 맞춤형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맞춤훈련센터, 발달장애인훈련센터, 그리고 최근에는 4차 혁명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훈련센터까지 확대 설립되고 있다. 덕분에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지금껏 좋은 성적를 냈고, 특히 국제 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는 대회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2023년 프랑스 메스에서 열리는 제10회 국제 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서도 우리나라는 종합우승을 목표로 대회 7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리나라 장애 기능인은 올해로 39회를 맞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통해 꾸준히 발굴·양성돼 왔다.

제39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장애인의 직업 기능 개발을 장려하고 사회와 기업의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열리는 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40개 직종에 400명의 선수가 각 지역을 대표해 참가하여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룬다.

대회에 참가하는 장애인 선수들에게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운영하던 베이커리가게가 어려워지자 ‘내 삶의 주체적인 편집자’가 되기로 마음먹고 과감하게 전자출판디자이너라는 새로운 길을 찾은 선수, 중증 청각장애인으로 전자부품 조립과 패턴도 그리기, 회로 설계 등 생소한 분야를 수어통역을 통해 공부해온 선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저녁시간과 휴가를 쪼개 훈련을 병행하며 대회를 준비해온 선수들이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한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대회를 준비한 관계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은 대회를 향한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다. 먼저 기업에 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해당 지역의 우수한 기능 장애인들을 발굴할 좋은 기회가 된다. 대회를 통해 실력을 갖춘 장애인을 찾고 함께 일하며 기업과 장애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관람객에게는 땀과 꿈의 의미를 되새기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제주는 대회 준비를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밤낮없이 기능을 연마해 온 장애인 선수들의 땀방울이 드디어 열매를 맺는 순간이다. 장애인 선수들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성과물과 그 뒤에 숨겨진 노력을 발견하며 감동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기술과 기능을 직접 보며 그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장애인과 함께 일하며 성장하는 사회통합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많은 이의 장애인 고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내 옆자리 동료로서의 장애인은 아직 어색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존중하고 어우러져 함께 일하는 일터가 우리의 일상이 되길 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제주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로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장애와 장애인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큰 울림을 주었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정은혜 배우가 이번에는 캐리커처작가로 제주를 찾아 ‘라이브 드로잉’ 시간을 갖는다. 장애인 스포츠를 직접 경험해보는 ‘드림패럴림픽 프로그램’, 휠체어댄스, 시각장애인 브라스앙상블 등 장애인 문화예술공연팀이 펼치는 ‘가치 더하는 콘서트’는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더 나아가 사회를 이끄는 주역으로서 성장하길 소망하는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관심과 함께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었으면 한다.

양해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능력개발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