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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신당역 살해범’ 대학 동기 “여학생과 문제 없었는데, 상상 못했다”
“축구·언론 동아리 활동하며 교우관계 원만”
“껄렁껄렁한 성격 있었지만…오히려 쿨했다”
전문가 “정신장애, 외부서 눈치채기 어려워”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20대 동료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모 씨가 지난 1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스토킹 끝에 전 동료 역무원을 끔찍하게 살해한 ‘신당역 역무원 살해 사건’ 피의자 전모(31) 씨가 대학 시절에는 극히 평범한 생활을 해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전문가는 전씨가 성격장애가 있으며 평소에는 그런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전씨의 대학 동기인 A(32)씨는 19일 헤럴드경제와 전화인터뷰에서 “(피의자는) 극도로 평범한 친구였다”며 “그런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동기 모두 상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A씨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자 상당수가 이성·교우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것과 달리 피의자는 동성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했고, 이성과의 갈등도 없었다.

A씨는 “대학 동기로 나이가 많은 나에게 (전씨는) 형이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며 “약간 껄렁껄렁한 면은 있었지만 오히려 쿨한 성격에 교우관계가 나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피의자는) 축구동아리와 언론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로 학교생활도 잘했다”며 “학교에서 닮아보이는 특정 영화배우와 빗대 ‘○○대 □□□’으로 불릴 만큼 나쁜 이미지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전씨에게 이렇다 할 이성 문제가 특별히 없었다고 A씨는 회상했다. 그는 “(전씨가) 여자와 만나거나 사귀는 것에 대해 들은 적은 없었지만 여자 동기들과도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여자 동기들에게도 잘 대해줬다”며 “나쁜 소문이 돌거나 그런 것 없이, 눈에 띄지 않는 그냥 어느 학교에나 있을법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A씨는 “욱하는 성격도 아니었고, 사건이 보도된 후 학교 동기들이 모두 ‘의외’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과거의 모습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그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죄 내용을 보면 피해자가 싫다고 하자 자해를 시도하는 등 성격장애 측면이 분명히 보이고 있다”며 “이런 성격장애는 특별한 상황에서 발현되기 때문에 주변 지인이 평범한 상황에서 파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정한 부분에 집착이 강하고 완벽주의적 성격이 있어 거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까지도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피의자가 연애를 하지 못하는 등 내면적으로는 이성과 관계를 정상적으로 구축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문제들이 성범죄로 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씨는 과거 음란물 유포 혐의로 두 차례 처벌을 받은 경험이 있다. 피해자에 대한 영상도 불법 촬영해 유포 협박을 했으며, 만남을 강요하며 ‘이러면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등의 협박문자를 보내고 지속적인 스토킹을 했다.

전씨는 지난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징심사)에서 “평소 우울 증세가 있었고, 범행을 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다”며 “오래전 계획한 범행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17일 전씨의 혐의를 형법상 살인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 살인으로 변경했다. 특가법상 보복 살인은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최소 징역 5년 이상인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이 무겁다.

앞서 전씨는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밤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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