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16일 한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자신을 스토킹한 동료 남성에게 14일 살해 당한 피해자가 최근 아버지와 극적인 화해를 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15일 피해자 A씨의 큰아버지는 서울 중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피해자 A씨와 아버지가 오해가 있어 1년 가까이 거의 대화가 끊긴 상태였다고 밝혔다
A씨의 큰 아버지는 “사건 3일 전 A씨 아버지가 딸에게 '아빠가 잘못했다. 이해해주면 안 되겠냐'고 문자를 보냈고, 딸도 '아빠, 그 동안 오해했던 것 같아요. 미안해요'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A씨의 큰아버지는 “그게 조카의 마지막 편지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했다.
피해자 A씨는 특목고 출신에, 대학 4년 내내 과 수석을 할 정도로 우등생이었다고 한다.
A씨의 큰아버지는 “아들 같은 딸이었다. 부모 걱정 하나도 안 시켰다”라며 “졸업 후 서울교통공사와 산업안전관리공단 시험에도 동시에 합격했다”라고 했다. 그는 “앞날이 창창했던 조카에게 집안 어른인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동료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전 모씨가 1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
A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신당역 여자 화장실 순찰하던 도중 직장 전 동료였던 30대 남성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B씨는 현장에서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에게 진압당해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B씨에게 지속적으로 협박과 스토킹을 당해 지난해 10월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용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3시 가해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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