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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급빼고 다 오른다’…추석연휴이후 가격 인상 줄줄이 대기
채소·햄버거·라면·조미료·음료 등 인상 릴레이
올해 한전·가스公 적자, 역대 최대 전망…공공요금 인상 불가피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추석연휴이후 라면 등 식품을 비롯한 농산물, 식음료, 공산품 가격들이 줄줄이 오를 예정이어서 서민과 중산층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질 전망이다.

최근 가스·전력 도매가격이 치솟으면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공사의 부실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상태다. 가스공사의 9월분 가스 도매가격은 14만원을 웃돌아 1년 만에 2.4배가 됐고, 가스 가격에 연동되는 전력 도매가격은 이달 들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기때문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5.7%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 오름폭은 둔화했지만 배추(78.0%), 오이(69.2%)파(48.9%) 등 채소류가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비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와 음식점들이 계속해서 주요 메뉴의 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25일부터 68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4.8% 인상했다. 지난 2월에도 가격을 평균 2.8% 올린 데 이어 6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

버거킹과 롯데리아, KFC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도 최근 5∼6개월 만에 추가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보통은 1년에 한 번 가격을 올려왔는데,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 인상 주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라면 가격도 오른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 26개 제품에 대한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만에 또다시 제품 가격을 올리는 셈이다.

요구르트·베지밀 등 음료 가격도 오른다. hy는 지난 1일부터 대표 제품인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200원에서 220원으로 10% 인상했다. 정식품은 베지밀 스위트병을 종전가격 대비 20% 인상한 1600원에 판매한다.

주요 농산물과 식음료, 공산품뿐 아니라 전기·가스·택시 등 공공요금도 줄지어 인상될 예정이다. 올들어 지난 4월과 7월에 두 차례 인상됐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오는 10월에또다시 동반 인상된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를 비싸게 수입해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하면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손실 부담이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미수금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자 당초 예정된 정산단가 인상 외에 기준연료비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스공사 미수금이란 발전 연료의 매입단가가 판매단가보다 더 높아 가스공사 입장에서 입게 되는 손실금이다. 올 상반기(1∼6월)까지 가스공사 미수금은 5조1087억 원에 달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가스요금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다음달에는 가스요금뿐 아니라 전기요금 인상도 대기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연료비 상승을 고려해 올해 4월과 10월 전기요금 기준연료비를 kWh(킬로와트시)당 4.9원씩 올리기로 했다. 올해 한전의 적자가 3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10월 예정된 기준연료비 인상에 더해 추가 인상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전이 계속해서 원가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부 소액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한전과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연료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공공요금의 인상을 억제해야만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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