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하나에 여러가지 치료 성분을 담은 복합제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복합제 시장이 점점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만성질환자들이 하나의 질환만이 아닌 2~3개 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아 복용 편의성과 복약순응도가 높은 복합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기존 신약들은 새로운 제제를 더하며 패밀리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약 중 단일제를 넘어 가장 많은 복합제군으로 확대한 제품은 보령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다.

보령은 지난 6월 3제 복합제인 ‘듀카브플러스’를 출시했는데, 이는 카나브 패밀리의 6번째 제품이다. 듀카브플러스는 카나브 주성분인 ‘피마사르탄’에 칼슘채널차단제(CCB) ‘암로디핀’과 이뇨제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복합한 피마르사탄 최초의 3제 혈압 강하제.

주성분 피마사르탄은 혈압 증가에 관여하는 안지오텐신II 수용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암로디핀 성분은 칼슘이온이 심장근육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 혈압 상승을 억제한다.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는 혈압 강하를 돕는 이뇨작용을 한다.

보령 관계자는 “혈압 강하를 위한 3가지 성분이 복합된 만큼, 듀카브플러스는 카나브 단일제나 기존의 2제 복합제였던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로도 혈압조절이 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 환자에게 더 강력한 혈압강하 효과를 보여준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인 것도 장점”이라 말했다.

현재 안지오텐신II(ARB)와 칼슘채널차단제 복합제 시장은 2020년 5940억원에서 2021년 6426억원으로 성장세다. 이 중 ARB와 CCB의 복합제 시장이 565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ARB에 심혈관 질환 치료 제제를 더한 복합제도 성장세다. ARB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시장은 2020년 422억원에서 2021년 438억원으로, ARB+CCB+로수바스타틴 복합제는 지난 해 410억원까지 커졌다.

이런 카나브 복합제 확대는 내년 예정된 카나브의 특허 만료를 앞둔 보령의 대비책이기도 하다. 카나브에 대한 물질 특허 만료는 2024년 2월로 예정되어 있다. 이미 많은 제약사가 카나브의 제네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표 복합제로는 한미약품의 고혈압약 ‘아모잘탄’이 있다. 2009년 국내 최초 개량신약으로 출시된 아모잘탄은 이후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큐, 아모잘탄엑스큐 등 4개 제품, 총 18개 용량으로 구성됐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아모잘탄 성분 로사르탄에 이뇨제 클로르탈리돈을 합친 ‘클로잘탄’을 선보이며 계속해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심혈관 질환 치료제에서도 복합제의 대세는 이어지고 있다. 보통 스타틴으로 대표되는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은 최근 에제티미브와의 복합제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스타틴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감소시키고, 에제미티브는 콜레스테롤이 소장으로 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혈중 LDL을 낮춰준다.

한미약품의 ‘로수젯’은 지난 상반기 원외처방액이 78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92억원)에 비해 13.7% 늘었다. 같은 성분의 유한양행 ‘로수바미브’, GC녹십자 ‘다비듀오’, JW중외제약 ‘리바로젯’, 대웅제약 ‘리토바젯’ 등도 전년 대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인 MSD의 ‘아토젯’은 많은 제네릭 제품의 출시에도 지난 상반기 500억원이 넘는 처방액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유명 의학저널 란셋에 심혈관 질환을 위해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고용량 스타틴만을 복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제는 알약 하나로 복수의 질환에 대한 치료를 할 수 있어 여러 약을 한번에 섭취해야 하는 단일제보다 복약순응도가 높다. 이는 치료성과와도 밀접하게 연결되기에 복합제 개발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