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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년동안 홈플러스에 납품...평택 고시히카리 농가를 가다] “추가소득 포기하고 토양강화 집중…홈플러스와 계약재배로 가능했죠”
안정적 판로 확보로 품질에만 전념
연간 6000t 납품...매출액 150억
갓 도정 ‘특등급米’ 익일 매장 진열
올 첫 수확햅쌀 20일께 판매 예정
김호종(왼쪽) 홈플러스 농산총괄 건식팀장과 서민철 송탄농협 미곡종합처리장 판매팀장.

6일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동청리. 가을 햇살을 받고 노랗게 익은 고시히카리 벼가 추수를 앞두고 있었다. “여기만큼 축복받은 땅은 없을 겁니다.” 서민철 송탄농협 미곡종합처리장 판매팀장은 깨끗한 팔당호 수질, 배수가 좋은 토질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특유의 단맛과 고유의 뛰어난 식감으로 인기가 높은 고시히카리 쌀은 재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다른 품종에 비해 벼의 대가 얇기 때문이다. 초가을에 태풍이 찾아오는 우리나라의 기후에서 비바람에 쓰러지는 도복 피해가 특히 큰 이유다. 벼 줄기 한 올당 열리는 낱알의 수도 적어 타품종 대비 면적당 수확량도 5~10%가량 적다.

이렇다 보니 고시히카리 품종 향상은 오랜 생산 노하우는 물론 확실한 판로가 보장돼야 가능하다. 서 팀장은 “평택의 고시히카리 농가는 국립종자보급소에서 공급하는 우수한 종자로 파종을 한다”라며 “매뉴얼에 따라 재배를 하고 이 과정을 꼼꼼하게 영농일지로 기록해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영농 기술로 인해 병충해도 잘 견디고 맛도 좋아진 국내 고시히카리 쌀이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홈플러스는 평택에서 고시히카리를 재배하는 농가 1300곳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연간 납품량도 초기 2000t 수준에서 현재는 6000t으로 크게 늘었다. 매출액으로 따지면 150억원 규모다. 김호종 홈플러스 농산총괄 건기팀장은 “소비자들이 특정 품종이나 쌀 브랜드에 크게 관심이 없던 시절, 기존의 지역 위주로 브랜딩 된 쌀이 아닌 맛과 품질로 차별화된 상품을 찾았다”라며 “그 결과 현재 평택에서 생산된 고시히카리 90%가량이 전국 홈플러스 매장에서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평택 고시히카리 농가는 토질을 관리하기 위해 추수하고 남은 볏짚을 썰어 흙과 섞어 퇴비로 사용한다. 볏짚을 따로 모아 소먹이 등으로 판매하는 다른 농가와 달리, 추가 소득원을 포기하고 오로지 토양 관리에 집중해 품질 향상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서 팀장은 “2004년부터 홈플러스와 계약재배를 하면서 안정적으로 상생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압력으로 쌀알이 상하지 않도록 정미기에서 세 번에 나눠 도정을 거치는 모습.

홈플러스에 납품되는 평택 고시히카리는 특등급 완전미로 선별된다. 추수한 평택 고시히카리 물벼는 송탄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 입고된다. 24시간 건조를 마친 뒤 정미기에서 세 번에 나눠 도정을 거친다. 이후 선별과정에서 이물질을 모두 걸러내고 투명하고 깨끗한 쌀알만 포장된다.

김 팀장은 “갓 도정한 고시히카리 쌀이 새벽 신선물류센터로 이동해 익일 전국 홈플러스 매대에 진열된다”라며 “올해 첫 수확한 고시히카리 햅쌀은 이달 20일께부터 판매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통 9월에 판매를 시작하는 고시히카리 쌀은 조기에 전량 소진된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올해부터 1인 가구를 위한 2kg 상품을 출시, 5kg, 10kg 상품과 함께 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고시히카리는 일본 품종이지만 국립종자원에 품종등록이 돼 있어 일본에 로열티는 지불하지 않는다. 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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