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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실가스 줄여도 기후 회복 어렵다”…연구 결과 나와
연세대 안순일 교수 연구팀
‘기후 회복성 지도’ 최초 완성
“개도국, 온실카스 피해 더 커”
“파리협정보다 더 강한 감축필요”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강수 회복성이 취약한 지역을 나타내는 ‘강수 회복성 지도’. 빗금 친 영역은 온실가스 감축 시 원래 상태로 강수량이 회복되는 지역을 나타내며, 빗금이 쳐져 있지 않은 지역은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 지역을 나타낸다. 색깔은 온실가스 배출과 감축 시기 간에 나타나는 강수량의 차이를 나타낸다. [연세대 안순일 교수 연구팀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구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산업화 이전으로 줄여도 이전의 기후로 돌아갈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연세대에 따르면 최근 대기과학과 안순일 교수의 비가역적기후변화연구센터 연구팀은 기후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국가슈퍼컴퓨팅센터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현재 상태로 되돌리는 기후 모형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기후 회복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시뮬레이션 결과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과 저감에 대한 기후 회복성을 보여주는 ‘기후 회복성 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했다.

연구팀의 기후 회복성 지도에 따르면 아프리카·남아메리카·인도 북부·그린란드 지역 등이 기후 회복성이 취약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기온과 강수량에 대한 기후 회복성을 측정했을 때, 전 지구 면적의 89%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감축시키더라도 회복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기후 회복성이 취약한 지역을 나타내는 ‘기후 회복성 지도’. 온실가스를 감축하더라도 기온과 강수량 모두 회복되지 않는 지역을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연세대 안순일 교수 연구팀 제공]

기후 회복성은 국가들의 개발 정도에 따라 차이가 컸다. 아프리카·남아메리카 지역의 개발도상국들에서 기후 회복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선진국 국가들이 위치한 북미·유럽·동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기후 회복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승기 연구원(연세대 박사과정)은 “이 연구 결과는 지구상 대부분 지역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도 기후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대기 중에서 제거돼도 영향을 장기적으로 남아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 도상국과 선진국들의 기후 회복력 차이는 유의미하게 큰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개발도상국의 잠재적 피해가 매우 크다는 걸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교신저자인 안 교수는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0’라는 파리협정의 목표가 기후 문제의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며 보다 더 강력한 감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을 받아 포항공대, 한양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이고의 연구진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기후변화 분야 국제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지난 1일(현지 시간) 게재됐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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