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국민연금공단 앞에서 노조의 투쟁에 막혀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취임식 없이 취임했다. 김 이사장 취임에 반대하는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2일 오전 9시 45분께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으로 출근하려 한 노조원들에게 “여러분이 걱정하는 여러 가지를 알고 있다”며 “나한테 전문가가 아니라고 하는데, 전문가라고 자부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연금) 문외한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설득에 나섰지만, 노조는 김 이사장이 지나갈 길을 만들려는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무리하게 (출근)할 생각은 없다”며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국민연금 발전을 위한 노력의 하나”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로서선 취임식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은 지금의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인 다음 세대를 위해서 반드시 이루어 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사회적 논의과정을 통한 상생의 연금개혁을 지원해 국민연금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특히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며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는 정확히 알리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통을 기반으로 국민이 바라는 제도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금 운용과 관련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경기침체 우려 등이 큰 만큼 이에 대응한 기금운용의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도 “국민연금과 같은 장기투자자에게 최근의 경제 상황은 보다 든든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연한 자산 배분 체계를 통한 수익 원천 다변화를 언급하면서 “신규 자산군·전략을 신속하게 도입할 방안을 강구하고 책임투자 안착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일용근로자 등 노후 준비 취약계층을 발굴해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고 보험료 지원대상을 확대해 가입 문턱을 낮추겠다”며 연금 사각지대 해소 의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