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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 사모펀드 천국…“대기업 총수와 공생”
지난해 운용자산 70%↑…230조 돌파
경영권 인수가 40%, 亞太 평균의 3배
독점회피·지배구조개편 해결사로 각광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날개’ 더 튼튼히
프레킨 제공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우리나라가 사모펀드의 천국이 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독점규제를 피하면서 지배구조까지 바꾸는 과정에서 사모펀드들이 해결사 역할을 해주면서다. 정부가 자본시장법개편으로 규제까지 완화해주면서 ‘실탄’ 격인 운용자산도 급증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정부 또는 경제관료와 인연이 깊은 연기금과 금융회사 등이다.

1일 글로벌 대체투자시장 리서치 전문기관인 프레킨(Preqin)이 발간한 지역 보고서 ‘한국 2022’를 보면 주력 사모자본 총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말 기준 1710억 달러(한화 약 230조8671억원)로 2020년 대비 27%, 2019년 대비 69% 증가했다.

보고서는 한국 사모펀드 산업 급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경영권인수(Buyout)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탈(PEVC) 성장을 꼽았다. 이들 부분의 AUM은 전체의 39%를 차지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13%) 평균의 3배다. 지난해에만 160억 달러가 넘는 경영권 인수거래가 성사됐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11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한해 경영권 거래규모는 2020년 기록인 170억 달러를 경신할 것으로 프레킨은 예상했다.

프레킨은 경영권인수 사모펀드들이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일종의 ‘해결사’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고 봤다. 한국 대기업 총수 일가들은 재벌들은 반독점 과징금을 피하고, 에너지·인공지능 등 미래 수익 확보에 주력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경영권인수 사모펀드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대주주들 역시 사모펀드를 승계문제의 해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벤처캐피탈의 경우 한국 정부와 대기업, 재벌 산하의 기업형 벤처캐피탈 운용사(CVC)들이 스타트업의 성장 촉진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난해 전체 사모자본 AUM 중 벤처캐피탈 비중은 34%까지 성장했으며, 벤처캐피탈 펀드레이징 액수는 66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다만 보고서는 지속적인 글로벌 기술주 투매 영향으로 올해 한국의 벤처캐피탈 펀드의 자금모집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사모대출 AUM이 대체 자산군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는 데에는 지난해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의 역할이 큰 것으로 평가했다. 운용사들이 주식과 대출 자산을 늘릴 수 있게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사모자본 AUM 중 사모주식 및 PEVC 합산 AUM이 134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지난 해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규제가 완화되고 전략적 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에 투자할 수 있게 돼 한국 내 사모주식 운용사의 수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war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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