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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무슨 죄” “그만 둘 것”…1.7% 임금인상에 절규하는 공무원들
공무원들 “만만한 게 우리인가…이직 고민할 것”
전문가들 “과도한 예산 팽창에 불가피한 결정”
지난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사진).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정부가 건전 재정 기조로 전환하기 위해 내년도 5급 이하 공무원의 보수를 1.7% 인상하고 4급 이상 간부급 임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물가인상률에 한참 못 미치는 인상안에 일선 공무원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고물가 속 공무원 임금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두고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31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일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예산안에 즉각 반발, 공무원 임금을 7.4%로 인상하고, 수당 제도 개선, 공무원보수위원회 폐지 및 임금교섭기구 설치 등 공무원 보수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연맹은 “현 정부의 공무원 정책과 임금인상안은 공무원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박탈하는 행위”라며 “정부안을 적용하면 내년도 9급 1호봉 급여는 171만5170원에 불과해 최저임금 201만580원에 턱없이 부족하며, 수당 등을 포함해도 200만원이 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김태성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사무처장은 “IMF 이후로 공무원 수당을 개편해 1월과 7월에 받는 수당인 명절 휴가비와 정근수당이 있지만 그 두 가지를 합해도 기본급의 60~7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최근 공개한 7급 사무직 공무원의 기본급의 경우 세금을 뗐을 때 199만원 수준이었다.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3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 내용 중 공무원의 보수와 관련해선 5급 공무원 이하는 인상률(1.7%)을 최소화하고, 4급 이상은 동결, 장·차관급은 10%를 반납하도록 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지출을 줄이겠다는 게 이유다.

올해 물가상승률과 비교했을 때 이 같은 인상안이 사실상 임금 삭감(실질임금 감소)과 같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은행은 이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8월 경제전망 간담회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을 5.2%로 전망했다.

낮은 임금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이직을 준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9급 공무원인 박모(28·여) 씨는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이직 준비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며 “안정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급여도 턱없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연금을 지금 받는 사람들처럼 받을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7급 공무원인 박모(28·여) 씨도 “사기업보다 임금이 낮아도 자부심을 갖고 입직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과 주52시간 제한이 없는 업무 부담으로 ‘워라밸’을 챙길 수 없다. 조직 내에서도 전문직을 준비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30일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서울 국회 앞에서 2023년도 공무원보수 실질삭감 대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9급 공무원 윤모(29) 씨는 “긴축재정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결국 만만한 게 하급 공무원인 것처럼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9급 공무원 박씨도 “공무원이 몇 명인데 우리 인상률을 낮춘다고 큰 도움이 되겠나. 급여가 개선돼야 소비가 활성화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예산안 의견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다만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하위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성과급이나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몇 년간 예산이 팽창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이번 예산안 의결 자체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생활이 매우 어려운 공무원들에 대해선 임금 체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특별 상여 등의 형태로 봉급에 지급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공무원들의 임금 인상안을 낮게 책정하는 것에 대해 반발이 적지 않겠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방법이 없다”며 “공무원들에 대한 성과급을 높여주는 방법 등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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