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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8월 말도 이렇게 추웠나” 요즘 날씨 왜 이래?[H.OUR]
전국적으로 선선한 초가을 날씨가 예상되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 일대에서 시민들이 긴 소매 옷을 입고 거리를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주말 옷장 깊숙이 정리해둔 긴팔 옷을 꺼냈다. 며칠 전부터 산뜻하고 시원해진 바깥 바람이 불더니, 아침 저녁으론 바람 끝이 싸늘하다. 8월인데 벌써 ‘가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 서울 마포구의 40대 주부 B씨는 일주일 전 워터파크를 갔다왔는데 불과 며칠 새 날씨가 급변해 환절기 아이들 감기가 걱정이다. 긴팔 옷이 필요한 날씨가 되면서 이번 주말엔 여름 옷을 들여놓고 이불도 두꺼운 것으로 바꿔야 하는 건 아닌지 마음이 급하다.

28일 서울 최저기온 16.1℃…작년보다 3℃가량 낮아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 일대에서 긴팔을 입은 시민이 우산을 쓰고 길을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부쩍 날씨가 선선해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가을이 벌써 왔다고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28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16.1℃까지 떨어졌다. 올 8월 말 ‘최저기온’이 8월 하순들어 전년보다 크게 떨어진 영향도 한몫 했다. 일각에선 “작년 이맘때 여름 옷을 입었는데 올해는 가을 긴팔을 입는다”며 “벌써 초가을”이라는 말이 나온다.

올 8월 4주차 최저기온이 작년 같은 날 보다 낮은 날씨가 지난 25일 이후 이어지고 있다. 전년 대비 최저기온이 높았던 3주차 날씨는 이달 하순인 28일 16.1℃까지 떨어지며 며칠 새 반전을 이뤘다. 시민들이 날씨가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느낀 데는 이같은 급격한 변동폭이 작용했다. [기상청 날씨누리]

그러나 이같은 반응은 고온다습한 날씨에 익숙해져있던 시민들이 갑자기 변한 날씨에 가을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진 탓으로 분석된다. 아직 기후학적으로 '가을'은 아니라는 얘기다.

가을은 ‘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하루 ‘평균 기온’이 20℃ 미만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오르지 않는 첫 날부터가 가을이다. 이달 26일 이후 30일까지 이어진 서울의 선선한 날씨에도 일 평균 기온은 20℃를 웃돌았다. 최저기온이 16.1℃까지 떨어져 이달 중 가장 낮았던 28일조차 평균 기온은 22.6℃였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관은 30일 “8월 둘째주 기록적 폭우로 습도가 높았다가, 동아시아 지역 기압계의 영향 속에 기온과 습도가 모두 떨어졌다”며 “기온 하락폭에 비해 체감폭이 커 ‘벌써 가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도상 북쪽에 있던 찬 공기가 최근 며칠 사이 한반도로 내려올 수 있는 기압계가 형성됐다”며 “찬 공기가 내려오는 와중에 저기압까지 한반도를 통과하니 햇빛도 차단돼 기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다음 주 기온 오를 수도…여름 옷 정리는 ‘시기상조’
전국적으로 선선한 초가을 날씨가 예상되는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 일대에서 한 시민이 두꺼운 외투를 들고 거리를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그렇다면 요며칠 날씨를 근거로 올 가을이 빨라질 것이라 예측할 수 있을까.

박 예보관은 “선선한 날씨를 형성할 수 있게 했던 기압계가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고, 태양의 고도각이 높아 날씨만 좋아지면 기온은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올라올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며 “9월 말까지는 반팔 옷과 긴팔 옷이 공존하는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름옷을 모두 정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조언했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31일 최저기온과 최고기온은 이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최저기온은 이날 16.4 ~ 18.3℃에서 31일 18~ 20℃로 상승했다. 예상 최고기온 역시 이날 20~24℃에서 31일 24~28℃도로 높아졌다. 내달 1일에는 최고기온이 28~30℃도로 전망돼 3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제 11호 태풍 '힌남노'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다만 다가오는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기상 악화 변수다. 힌남노는 올해 발생한 11개 태풍 가운데 처음으로 ‘매우 강’ 강도로 발달했다. 다음달 2일 쯤 한반도를 향해 북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발생한 태풍 힌남노는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9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2㎞의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중심기압 94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45m/s, 강풍 반경 300㎞ 태풍으로 성장했다. 직접 영향권에 들 경우, 사람과 커다란 돌까지 날아갈 수 있는 강도다.

kacew@heraldcorp.com
j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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